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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루이민, 하이얼 중국에서 '가전 만리장성' 어떻게 쌓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5-08-02 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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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루이민, 하이얼 중국에서 '가전 만리장성' 어떻게 쌓았나  
▲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


중국 최대 가전기업 하이얼의 장루이민 회장은 중국에서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장 회장은 하이얼이 생산하는 가전제품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확보하는 데 주력해 하이얼을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전기업으로 키워냈다.

장 회장은 하이얼로 해외업체들의 중국 가전시장 진출을 막아냈다.

장 회장은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 하이얼의 프리미엄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 장루이민, 소비자 수요에 집중

세계 가전시장에서 장 회장을 놓고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장 회장이 품질경영을 앞세우며 하이얼의 브랜드에서 중국 저가 가전제품업체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장 회장은 하이얼의 냉장고를 구매한 고객이 품질에 대해 항의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직원들에게 냉장고 제품을 직접 망치로 내려쳐 폐기하라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 회장은 이 사건을 계기로 품질관리를 대폭 강화하면서 고객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장 회장은 소비자 수요 파악에 주력해 중국 비도시지역 소비자들이 원하는 1.5킬로그램 용량의 초소형 세탁기 제품도 개발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하이얼의 제품에 신뢰를 보낼 수 있도록 소비자의 필요에 즉각적으로 응답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장 회장은 “소비자의 필요에 의해 제품을 개발한다면 비수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비자에 대한 이해만이 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얼은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기업들에 대해서도 중국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이해하고 파악하지 못한다면 승산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리판 하이얼 부총재는 최근 ‘한중 CEO포럼’에 참석해 “삼성전자는 기술력이 좋지만 현지화에 실패해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이라며 “인기상품 출시를 중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를 파악한 제품 연구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하이얼, 맞춤형 전략으로 만리장성 세워

하이얼은 중국과 세계 가전시장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얼은 세탁기와 냉장고에 이어 TV제품도 생산하는 종합가전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이얼은 중국 생활가전시장에서 30% 이상의 높은 시장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장루이민, 하이얼 중국에서 '가전 만리장성' 어떻게 쌓았나  
▲ 하이얼의 중소형 냉장고 제품.
하이얼은 지난해 매출 12조5385억 원, 순이익 457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7.8%, 순이익은 20.1% 증가하며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하이얼은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가전업체들은 중국시장을 목표로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을 중국에 내놓고 있다.

하이얼은 어떻게 중국에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까?

장루이민 회장은 하이얼의 생산과 유통을 일원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경영을 효율화했다. 하이얼은 중국에서 1만여 유통점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하이얼의 가전제품을 직접 판매한다.

하이얼은 비용절감을 위해 최근 물류회사를 인수하며 판매에 이어 배송까지 일원화했다.

장 회장은 이렇게 생산과 유통, 배송까지 일원화해 비용을 더욱 절감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방식으로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외국업체들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하이얼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얼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하이얼의 온라인 매출은 무려 24배 성장했다.

◆ 세계로 발 넓혀, 기술력 확보가 관건

하이얼은 중국을 넘어 세계시장을 무대로 발을 넓혀 2009년부터 백색가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장 회장은 생산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 유통단계를 건너뛰기 위해 해외법인을 설립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공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장루이민, 하이얼 중국에서 '가전 만리장성' 어떻게 쌓았나  
▲ 하이얼이 올해 세계가전박람회 'CES2015'에 출품한 곡면 커브드 TV.
하이얼은 지난해 동남아와 중동, 유럽, 북남미시장을 합해 295억 달러의 해외매출을 거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점차 프리미엄 제품에 무게를 실으며 해외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하이얼은 저렴하고 실용적인 가전제품을 주력으로 앞세워 해외에서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하이얼은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기술력 확보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최근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들이 삼성전자의 냉장고 핵심기술을 유출해 하이얼에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2011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런 일이 두 번째 일어났다.

하이얼은 지난 4월에도 LG전자의 제품을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는 세탁기 신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었다.

하이얼이 한국 가전업체들의 기술을 확보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하이얼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이얼은 최근 스마트TV와 사물인터넷 플랫폼 등을 출시하며 신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가 가전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인데 역시 관건은 기술력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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