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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원, 동양시멘트 고가인수로 삼표 재무부담 커져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7-30 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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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표는 동양시멘트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8300억 원에 지분의 절반 가량을 사들이기로 했다.

정도원 삼표 회장은 상당한 재무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도원, 동양시멘트 고가인수로 삼표 재무부담 커져  
▲ 정도원 삼표 회장.
레미콘회사인 삼표가 동양시멘트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시멘트회사들이 시멘트 가격을 낮춰 삼표 수익성을 떨어뜨리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 회장은 이런 움직임에도 대비해야 한다.

동양시멘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삼표-산업은행PE 컨소시엄은 30일부터 동양시멘트 실사에 착수했다. 삼표컨소시엄은 8월28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삼표컨소시엄은 29일 동양시멘트 매각주간사인 삼성KPMG와 동양이 소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인수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삼표컨소시엄이 제시한 동양시멘트 인수가격은 8300억 원이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동양시멘트 인수가격이 6천억~7천억 원이었는데 이를 훌쩍 넘어섰다.

인수가격 8300억 원은 1주당 1만4천 원 꼴로 30일 기준 동양시멘트 주가(5850원)의 두 배 이상이다.

이 때문에 고가인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삼표가 8300억 원의 인수자금 중 상당부분을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아 외부에서 마련하기로 해 앞으로 재무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인수자금 8300억 원 가운데 2800억 원은 삼표 자체적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삼표는 대주주 출자금과 계열사 보유현금을 동원하기로 했다.

삼표는 당초 보유자금만으로 인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인수가격이 높아지면서 정도원 회장과 정 회장의 아들 정대현 상무 등 대주주도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나머지 5500억 원 가운데 2천억 원의 경우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고 2천억 원은 산업은행이 주선해 시중은행에서 인수금융을 받기로 했다. 1500억 원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산업은행PE가 출자금 형식으로 투자한다.

삼표의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750억 원이다. 부채는 460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23%다. 여기에 4천억 원의 차입금이 더해지면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삼표는 동양시멘트를 연결회사로 편입하면서 동양시멘트의 채무도 떠안아야 한다. 동양시멘트는 1분기 말 기준으로 7274억 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비율은 129%에 이른다.

정 회장은 동양시멘트를 인수해 레미콘-시멘트 수직계열화를 이루려고 한다.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면 시멘트 가격결정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고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레미콘기업의 시멘트업계 진출을 달가워하지 않을 기존 시멘트회사들이 가격을 떨어뜨려 삼표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표는 시멘트가격을 유지하거나 인상하겠지만 기존 시멘트회사가 가격인하로 삼표의 실적악화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경쟁이 발생하면 삼표의 재무리스크 악화가 도드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도 “동양시멘트의 점유율 확대는 경쟁사의 채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며 “시멘트업계 재무구조가 개선돼 가격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아직 업계 1위 쌍용양회와 5위 현대시멘트가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등 시멘트업계 재편이 끝나지 않아 가격경쟁 우려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강 연구원은 “쌍용양회와 현대시멘트 인수전이 남아있어 시멘트사가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삼표의 동양시멘트 인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표컨소시엄은 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5년 동안 고용을 보장하고 노사간 단체협약도 승계하기로 했다. 이 부분도 동양시멘트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동양시멘트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와 불법파견 논란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공정위가 조사하고 있는 시멘트업계 담합혐의도 변수다. 공정위는 레미콘업계가 시멘트 가격담합 의혹을 제시하자 2013년부터 담합을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가 임박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시멘트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과징금 액수가 최소 수백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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