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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뿌려진 대우의 '가전씨앗' 김준기가 수확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22 15: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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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남미에 뿌려진 ‘대우’ 브랜드 씨앗에서 열매를 거둘 수 있을까. 동부대우전자가 페루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생산된 가전'임을 내세우며 페루 1위 전략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남미에 뿌려진 대우의 '가전씨앗' 김준기가 수확  
▲ 이재형 동부대우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18일 페루 수도인 리마의 바랑코에서 '2014년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발표회에 페루의 가전 유통회사와 정부 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페루의 양대 백화점으로 불리는 ‘사가(Saga)’와 ‘리플레이(Ripley) 외에도 가전 양판점인 ‘루비(Rubi)’ 등이 관심을 보였다.


동부대우전자가 페루에서 전체 유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가전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에서 동부대우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과 현지특화 제품을 집중 홍보했다. 냉장고 20개 모델, 세탁기 10개 모델, 전자레인지 및 복합오븐 10개 모델 등 총 40여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프리미엄 전략을 더욱 강화했다.

◆ 페루 맞춤형 가전으로 소비자 파고 들어

동부대우전자는 특히 페루 고객을 대상으로 '망꼬라' 냉장고와 '마추픽추' 세탁기를 내놓아 현지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망꼬라는 페루의 수질이 좋지 않은 점에 착안해 개발한 양문형 냉장고다. 경쟁업체 냉장고와 달리 정수된 물을 공급받기 위해 별도의 외부 호스를 연결할 필요없이 시원한 물과 얼음을 제공한다. 마추픽추 세탁기에 페루의 상징이자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 문양을 새겼다. 전통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높은 페루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번 신제품 발표회에서 동부대우전자는 모든 제품이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앞으로 동부대우전자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주제로 매장 디자인과 홍보물을 선보이며 한류 마케팅을 진행한다.


동부대우전자가 페루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20년 전인 대우전자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


대우전자는 1995년 처음으로 페루 현지에서 합작판매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총 자본금 1백50만 달러 가운데 34%를 대우전자가 출자하고 페루의 시그도 코페르스가 66%를 출자했다. 두 회사는 합작판매법을 통해 컬러TV, 세탁기 등을 현지에서 판매했다.

  남미에 뿌려진 대우의 '가전씨앗' 김준기가 수확  
▲ 동부대우전자 직원이 지난 18일(현지시각) 페루에서 열린 '2014 신제품 발표회'에서 관람객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뉴시스>

◆ 대우전자가 남미에 뿌린 씨앗


이렇게 시작한 페루 가전사업은 2000년대 중반 박만복 페루 국가대표 여자배구 감독을 5년 동안 광고모델로 등장하면서 더욱 커졌다. 페루에서 ‘박만복’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박 감독은 유명하다. 박 감독은 39년째 페루 여자배구감독을 맡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올림픽 은메달을 따냈다. 이런 스포츠 마케팅에 힘입어 2012년 페루시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4천만 달러를 돌파했다.

대우전자는 2011년부터 페루 현지에 특화된 가전을 출시해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페루 양문형 냉장고와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각각 45%, 47%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2월 대우전자를 2700억 원에 인수하면서 대우전자의 후광을 업을 수 있게 됐다.


동부대우전자는 전체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경우 페루에서 양문형 냉장고, 칠레에서 세탁기, 베네수엘라에서 전자레인지가 각각 시장점유율 1위다.


이재형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열린 ‘라틴아메리카 딜러 컨벤션’ 행사장에서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친환경, 고효율, 스마트 전자제품을 공급할 것”이라며 “앞으로 중남미 성공신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김 회장의 신임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인물로 삼성물산 미주총괄 CEO 출신이다.


페루는 중남미 중에서도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이다. 전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중남미 전체에서 가장 높은 연평균 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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