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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주들, 이재용 어떻게 달래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7-22 17: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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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뿔난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주들, 이재용 어떻게 달래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1일 경북 구미에 위치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통과 이후 잔뜩 뿔난 주주들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가 두 회사의 합병안 통과 이후 급락했다. 삼성물산 주주들을 비롯해 제일모직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합병안을 통과시켜 준 주주들도 실망의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그룹 사장단들은 통합 삼성물산의 장기적 성장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주가 소폭 반등, “장기적으로 오를 것”

삼성물산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1.52%(900원) 오른 6만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제일모직 주가도 2.62%(4500원)가 상승해 17만6천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주가는 17일 합병안이 임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뒤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이날 소폭 반등했다.

주가 하락을 멈추게 한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두 회사가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경영진들이 통합 삼성물산의 잠재적 가치와 성장성에 대해 확신을 보인 대목도 시장의 불안심리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뿔난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주들, 이재용 어떻게 달래나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22일 삼성그룹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뒤 “(통합을 위한) 관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주주님들과 소통을 좀 더 많이 하고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이하로 떨어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주가가) 안 내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가하락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제일모직 사장들도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단기적으로 여러 요인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도 “장기적으로 (주가가) 올라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사장단 회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통과된 뒤 처음 열렸는데 사장단들은 주로 주주들을 언급했다. “주주들에게 감사하다”, “주주들과 소통을 늘리겠다",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 통합 삼성물산, 바이오사업 성장성에 큰 기대

삼성그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 통과 이후 두 회사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일시적이고 단기적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합병 이슈가 불거지면서 올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고 통합 이후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란 확신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특히 통합 삼성물산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사업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로로직스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 출범은 제일모직의 바이오에 대한 기반과 높은 이해도, 삼성물산의 글로벌 마케팅 역량의 결합으로 앞으로 바이오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오사업 규모는 아직 작지만 삼성전자가 40년 걸려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듯 삼성 바이오사업도 반도체 성공신화를 재현하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통합 삼성물산의 성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변성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제일모직과 관련해 “바이오산업은 삼성전자의 신수종사업으로 이미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의 생산과 영업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향후 주주친화적 배당정책 등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하락이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뿔난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주들, 이재용 어떻게 달래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통합 삼성물산 등기이사에 이름 올릴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두 회사 주가가 최근 급락한 데는 주력인 건설이나 패션 등에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두 회사는 실적발표를 통해 하반기 실적개선을 위한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 삼성물산이 9월1일자로 출범하는 만큼 합병에 찬성한 주주들에게 실적으로 보답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대표적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히는 배당확대 계획도 언제 내놓을지 관심이 높다.

이와 함께 자사주 매입과 같은 단기적 주가부양책을 제시할 가능성에 대해 주주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삼성물산은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합병반대 공세가 시작된 뒤 자사주 전량을 KCC에 팔았다. 삼성물산 주식 의 5.76%에 해당하는 899만 주로 6743억 원어치였다.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릴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하면 지분율 16.5%로 최대주주에 오른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부회장 외에 6월1일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이라는 공식직함을 추가로 얻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계열사 어느 곳에도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등기이사 연봉공개에서 보수내역을 밝히고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은 권한은 누리면서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이 통합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인 만큼 등기이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통합 삼성물산이 탄생하기까지 주주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던 만큼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합병안 승인 이후 주가가 급락해 합병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던 제일모직 주주들도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통합 삼성물산의 등기이사를 맡아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면 승계와 주가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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