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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의 사업모델 한계 어떻게 극복할까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07-19 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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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의 사업모델 한계 어떻게 극복할까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LG전자가 경영실적에서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2분기에 부진한 경영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TV사업은 1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초고화질 TV의 선봉장으로 삼은 올레드TV는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은 지난해 실적개선의 공신이었으나 다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략 스마트폰 G4의 판매량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회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TV와 스마트폰사업에서 중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지배력을 넓혀 나가고 있어 LG전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시장에서 중국회사에 자리를 내주는 형국을 맞고 있다.

구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 들어 마케팅을 다시 강화했지만 수익성이 악화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

구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동차부품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자동차부품사업은 성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아직 시작단계라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구 부회장 입장에서 기댈 곳이 없는 형편인 셈이다. 구 부회장은 이번에도 LG전자의 위기를 어떻게 떨쳐낼 수 있을까?


구 부회장은 하반기에 반전을 꾀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에서 새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도 강화하려 한다. TV사업에서 올레드TV 등 초고화질 TV의 가격부담을 대폭 낮춰 시장을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리려 한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LG전자의 경영실적 개선을 이끌어낼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중장기적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 LG전자, 스마트폰과 TV사업 동시부진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3천억 원을 조금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LG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력인 TV사업의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TV사업 부진은 전체 TV시장의 침체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고가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삼았던 올레드TV도 여전히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중저가TV시장에서 중국뿐 아니라 각 지역마다 현지업체들이 부상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흥국시장에서 환율하락 문제도 악영향을 미쳤다.

김혜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TV부문이 2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적자폭이 소폭 확대됐을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TV수요가 둔화하면서 판매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세계 LCD TV수요가 예상보다 적었다”며 “LG전자의 LCD TV판매량도 전분기보다 4% 줄어든 700만 대에 그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본준, LG전자의 사업모델 한계 어떻게 극복할까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CES2015에서 디터 체체 벤츠 회장과 회동한 뒤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도 2분기 전략 스마트폰 G4를 출시했지만 경영실적 개선효과가 미흡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G4의 출하량이 올해 2분기 250만 대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6의 인기가 여전한 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출시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 수익성 확대를 기대했지만 중국과 현지 토종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강봉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2분기 G4를 출시했지만 스마트폰 성장세가 주춤했다”며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450만 대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G4 마케팅비를 늘렸는데 이 때문에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500억 원 중후반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한다. MC사업본부는 1분기 7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구본준, 부진 탈출할 묘수 있을까

LG전자는 3분기에도 경영실적 부진을 크게 개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하반기에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규 전략 스마트폰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는 G4를 지난 6월 북미와 중남미 등지에 출시한 만큼 3분기에 실적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LG전자는 G4의 파생 기종을 통해 중저가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G4 파생기종은 북미, 유럽, 중남미 등 주요시장에 출시됐다.

그러나 하반기에 애플의 아이폰6S,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등 경쟁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몰려 있어 고가 스마트폰시장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강봉우 연구원은 “하반기 경쟁사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연달아 있어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7천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TV사업에서 하반기 실적개선을 위해 LG전자는 이미 초고화질 TV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LG전자는 보급형 초고화질 TV를 내놓으며 시장반응에 따라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프리미엄제품의 가격을 평균 40% 이상 내리면서 TV 판매량이 늘 것”이라며 “TV패널의 원가가 낮아지고 있어 LG전자는 하반기 TV사업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공격적 가격할인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H&A)사업을 제외하고 핵심사업 부문인 휴대전화와 TV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고 염려했다.

  구본준, LG전자의 사업모델 한계 어떻게 극복할까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맨 왼쪽)이 지난 6월 12일 장더장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서초R&D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다.

◆ 실적 부침 거듭하는 구본준, 이번에도 위기탈출할까


구 부회장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구 부회장은 2010년 LG전자의 부회장을 맡은 뒤 경영실적 부침을 여러 번 겪었다.

구 부회장은 CEO에 취임하자마자 “휴대폰사업의 고전으로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며 ‘독한 LG’를 구호로 내걸고 품질개선에 주력했다.

구 부회장은 이런 경영쇄신을 통해 스마트폰 전략의 실패로 적자에 시달리던 LG전자를 이듬해 1분기 흑자로 돌려세웠다.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 올인 전략’과 공격적 마케팅을 앞세워 2012년 MC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 1조 원대를 기록하는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LG전자 경영실적은 2013년 다시 곤두박질쳤다. LG전자는 무디스의 신용평가 강등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스마트폰사업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 선두권과 격차는 크게 벌어졌는데 마케팅에 의존해 무리하게 이를 쫓아가다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G3의 성공으로 다시 경영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각자대표에 앉히며 효율적 경영을 강조한 것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LG전자의 경영실적이 부침을 반복하는 것은 단순히 한 분기, 한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LG전자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핵심사업인 스마트폰사업과 TV사업에서 프리미엄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애플 등 1위업체에 밀리고 중저가시장에서 중국업체의 부상에 자리를 내주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현용 연구원은 "LG전자는 이미 기대감이 낮아진 2분기 실적보다 하반기와 내년이 더 큰 문제"라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 획기적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LG전자로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나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사업이나 TV사업이 부진해도 반도체사업이 이를 만회하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갖춰 위기에서 탈출할 힘이 있지만 LG전자는 그렇지 못한 점이 최대의 약점이라는 뜻이다.

구 부회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간거래(B2B)와 자동차부품(VC)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사업의 기회를 확보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히지만 자동차부품사업을 제외하고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자동차부품사업도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 시작단계라 당분간 수익에 기여하기 힘들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LG전자 자동차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4천억 원을 조금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 전체 매출이 수조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부품사업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자동차부품사업은 초기 투자비와 연구개발비 탓에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자동차부품사업이 LG전자의 미래사업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자동차부품사업이 LG전자의 전체실적에 기여할 만큼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도록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과 TV사업이 버텨줘야 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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