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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지배력 불안한 한진그룹, 경영권 향배는 어머니 이명희 선택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19-10-30 15: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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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남매가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고르게 상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에 시선이 몰린다.

30일 경영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미래를 두고 세 가지 경우의 수가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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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

먼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아버지의 지분을 모두 상속받지 못해 지배력이 탄탄하지 못하면서 남매경영을 선택할 수 있다.

조원태 회장이 상속인들 가운데 가장 많은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됐지만 한진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미미하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를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27%를, 조원태 회장이 6.46%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6.43%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6.42%를 보유하게 됐다.

조원태 회장은 2020년 3월로 한진칼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 그의 재선임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한진칼의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표대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남매경영의 가능성을 뒷받침해준다.

조원태 회장 일가를 제외하고 한진칼의 주요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KCGI가 15.98%, 델타항공이 10%, 반도그룹이 5.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6.46%의 지분만 들고 있는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되고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상속인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조원태 회장 남매 사이의 갈등이 촉발돼 경영권 분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진그룹은 2019년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내지 못하다가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를 두고 내부적 의사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지만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계열분리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양호 전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계열분리를 했던 전례가 있었던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2002년 별세하자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한진그룹 2세대 형제들은 수차례 소송 끝에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메리츠증권을 계열분리해 나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조현민 전무는 진에어에서 경영참여를 했고 조현아 전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 등 호텔부문을 이끌었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에게 우호세력으로 남는 대신 일부 회사의 계열분리를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에서는 세 가지 경우의 수를 결정할 키를 이명희 전 이사장이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원태 회장 남매가 이번에 균등하게 지분을 나눈 것도 이명희 전 이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전 이사장은 조원태 회장의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변호사의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등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모두 승계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 한 관계자는 “상속세 납부시점이 다가오면서 미봉책으로 경영권 문제를 뒤로 미뤄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명희 전 이사장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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