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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엔비라텍스에 힘실어 석유화학 불황 이길 체력 키워

석현혜 기자 shh@businesspost.co.kr 2019-07-31 16: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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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이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엔비라텍스(NB라텍스)에 힘을 실어 석유화학 불황을 이길 기초체력을 키우고 있다.

31일 금호석유화학 관계자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울산의 엔비라텍스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8월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이번 증설로 엔비라텍스의 연간 생산량은 15만 톤이 늘어나 55만 톤이 된다. 
 
금호석유화학, 엔비라텍스에 힘실어 석유화학 불황 이길 체력 키워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금호석유화학은 지금까지 엔비라텍스 글로벌 생산량 1위와 시장점유율 30%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증설로 생산량 2위인 영국업체 신소머, 3위인 대만 난텍스와 격차를 벌리고 1위 자리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엔비라텍스의 매출 비중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수익성이 높아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비라텍스는 라텍스 장갑을 만드는데 주로 쓰인다.

라텍스 장갑은 의료용이나 실험용 등 특수목적용으로 주로 쓰였는데 최근 식당이나 미용, 숙박 업계 등에서 위생용 장갑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비닐장갑보다 내구성이 좋고 천연고무장갑 같은 알레르기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이 엔비라텍스 생산시설을 크게 늘린 것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수요를 경쟁업체에 앞서 흡수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엔비라텍스의 성장률이 연평균 10%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라텍스는 업황의 영향을 적게 받을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금호석유화학은 2018년부터 증설을 서둘러왔다. 앞서 2016년에도 엔비라텍스 생산량을 20만 톤에서 40만 톤으로 증설했는데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견조한 실적을 이어오자 추가 증설을 추진했다.  

엔비라텍스는 석유화학산업이 불황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금호석유화학의 견조한 실적을 이끈 1등공신으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은 엔비라텍스의 판매 호조로 불황 속에 실적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희철 KTB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매출 51조8340억 원, 영업이익 585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2018년보다 7.2% 줄어들지만 영업이익은 5.6% 늘어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금호실적의 상반기 실적은 다른 석유화학업체보다 견조하다”며 “4분기부터 엔비라텍스 증설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엔비라텍스 증설을 통해 길어지는 불황을 대비할 기초체력을 충분히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원은 엔비라텍스사업부가 속한 합성고무 매출은 올해 2분기 5조291억 원에서 4분기 5조4445억 원으로 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수익성이 높은 엔비라텍스 생산이 늘어 안정적 이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엔비라텍스의 원료인 부타디엔의 가격 하락세도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타디엔 가격은 2018년 톤당 1800달러 이상 올랐으나 올해 초반 1000달러 아래까지 급감했다가  다시 1100달러 초반대로 올랐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엔비라텍스는 범용고무보다 마진이 큰 고부가제품”이라며 “석유화학업계는 불황과 호황이 반복되는데 엔비라텍스는 크게 업앤다운 싸이클에 영향받지 않고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회사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키울 것”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황은 2015년~2017년의 호황기를 지나 2018년 하반기부터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에틸렌 가격의 폭락을 근거로 든다. 에틸렌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기초석유화학제품으로 에틸렌 가격은 석유화학 업황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수다. 

에틸렌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미국과 중국에서 생산량을 늘리면서 2018년 톤당 1300달러 대에서 올해 6월 톤당 761달러까지 내려 앉았다.

불황의 여파는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LG화학은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2675억 원을 냈는데 2018년 2분기보다 62% 줄었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의 2분기 영업이익은 3107억 원으로 2018년 2분기보다 55.7%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화학업체인 바스프는 올해 영업이익을 당초 0~10% 흑자에서 30% 적자로 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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