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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일본 수출규제 대응해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늘리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9-07-18 14: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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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 EUV(극자외선)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대규모 투자를 벌일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공장 투자는 삼성전자가 현지 반도체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미국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 유리한데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따른 위험성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일본 수출규제 대응해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늘리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18일 로이터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과 무역분쟁 상황에 관련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을 겨냥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결국 미국 IT기업에도 반도체 확보 차질 등 악영향으로 번질 가능성이 떠오르자 미국 정부도 개입할 가능성을 거론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정부 관계자도 로이터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가 애플과 아마존, 델 등 미국기업과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도입한 반도체소재 가운데 삼성전자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EUV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생산에 활용되는 불화수소도 수출규제 대상이지만 거래선 다변화를 통해 어느 정도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본이 공급하는 EUV 포토레지스트는 기술 장벽이 높아 대안을 찾기 어렵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는 아직 EUV공정을 사용하는 생산라인이 없다. 현재로서는 일본의 규제가 실제로 미국 반도체공장에 직접적 악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EUV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더라도 일본이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 수출되는 반도체 소재까지 규제대상에 포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미국경제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출규제를 도입하며 미국 정부에 적대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 대응해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공장에 EUV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직접 만나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발표하며 미국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한다면 한국과 일본의 무역분쟁에 미국이 개입할 명분을 주게 된다. 미국이 한국에 유리한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생산공장에 6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한국에서는 추가로 여러 개의 공장을 지을 수 있을 만한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렵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부지에는 아직 여유공간이 충분하고 앞으로 EUV공정 생산라인을 도입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가 퀄컴과 엔비디아, IBM 등 대부분 미국 대형IT기업인 점도 미국 반도체공장 건설이 삼성전자에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일본 수출규제 대응해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늘리나
▲ 미국 텍사스의 삼성전자 반도체 위탁생산공장.

미국 반도체 위탁생산공장 투자가 삼성전자에 미국 정부와 협력 강화, 미국 고객사 기반 확대와 공장부지 확보 등 ‘일석삼조’의 성과를 낳을 잠재력이 있는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위탁생산에 EUV공정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기술 개발과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EUV는 반도체 성능과 생산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 공정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하며 대만 TSMC 등 경쟁사에 우위를 증명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을 주력으로 키워 2030년까지 세계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위탁생산사업의 잠재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주요 고객사가 밀집한 미국에 공장 설립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위탁생산사업을 별도로 분사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방안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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