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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신약 개발능력 의구심 물리치기 위해 신발끈 다시 맨다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19-07-05 16: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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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치료제가 임상에서 연이어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능력에 의문을 품는 시선들이 늘어나고 있다.

5일 업계와 증권계에 따르면 잇따른 기술수출 반환으로 한미약품이 개발하고 있는 주요 신약 후보물질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한미약품, 신약 개발능력 의구심 물리치기 위해 신발끈 다시 맨다
▲ 권세창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벨바라페닙와 포지오티닙 등 항암제도 기대보다 항암효과 미미하게 나타났다"며 한미약품의 신약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세중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해당 약물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임상3상에서 경쟁약품보다 우월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고형암 치료제 오락솔 임상3상 종료,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HM15211과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HM15136의 임상1상 종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의 임상2상 중간결과 발표 등도 개발 단계가 초기인 만큼 기업가치를 의미 있게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에서 확인하고 싶은 목표가 임상 결과와 다르게 나와 계약조건과 맞지 않아서 기술수출의 반환이 됐을 뿐”이라며 “신약 개발이나 회사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 한미약품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30여 개가 되는데 개발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후보물질이 상용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약 개발하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임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반환이라는 위험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술수출 성과의 홍보에 매달렸던 것은 아닌지 자성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임상을 수행한 자료를 분석해 보면 신약이 전임상을 거쳐 최종 상용화 단계까지 성공할 확률은 평균 9.6%에 불과하다.

오병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바이오업계가 기술반환이라는 위험을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한미약품의 사례를 두고 충격이 있는 것”이라며 “기술수출을 하더라도 나중에 반환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다국적 제약사에서 임상을 진행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술수출이 곧 임상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사 가운데 세계시장을 겨냥한 신약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미약품은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의 시판허가를 획득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을 비롯해 세계 최초 복합 개량신약 ‘아모잘탄’, 국내 최초 암로디핀 개량신약 ‘아모디핀’ 등을 만들었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들의 기술수출 경쟁을 선도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이 2015년 일라이릴리, 사노피,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로 8조 원 규모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자 국내 경쟁에 안주하던 국내 제약회사들이 한미약품을 따라 신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은 "국내는 아예 처음부터 타깃으로 하지 않았다"며 "비용이 얼마가 들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로벌 신약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내부적으로는 연구개발에 심기일전해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천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용을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돼 추가적 기술수출과 연구개발의 결실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 성공 여부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재신청 문제, 추가 기술수출할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지 등이 앞으로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능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우리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연구개발 방향성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가면서 제약강국을 향한 혁신과 도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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