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긴장하고 있다.

매출이 겨우 살아나는 분위기에서 메르스 때문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동탄점과 평택점의 경우 1∼3일 사흘 동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 12% 떨어졌다.

이 지역은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해 확산되고 있는 곳이다.

이 기간에 이마트 모든 매장의 매출증가율은 –1.2%이었으나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역이나 인근지역의 점포매출은 크게 떨어진 것이다.

롯데마트도 1∼3일 수원지역 4개 점포와 평택지역 1개 점포의 매출증가율이 -19.3%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수원점도 2∼3일 이틀 동안 매출이 일주일 전(5월 26∼27일)보다 10%나 급락했다.

면세점업체들도 메르스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예약을 취소하고 있어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는 6월 매출에 영향을 미칠 지 염려하고 있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소공동 롯데호텔의 경우 3일 오후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의 예약취소가 10%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매장 위생관리를 강화하는 등 대책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작업장 근무자들이나 시식사원들에게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화장실과 쇼핑카드 주변에 고객들이 직접 손을 소독할 수 있도록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과 5월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모두 매출증가율이 좋아져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분위기였다”며 “6월 한 달을 잘 버티면 하반기까지 소비회복이 가능한 상황이라 메르스 타격을 최소화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내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로 고객을 끌어모으기에 나서고 있는데 메르스 우려 탓에 고객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할인행사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5일부터 7일까지 모든 아울렛(롯데 팩토리아울렛 제외)에서 ‘아울렛 블랙쇼핑데이’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싼 아울렛 가격을 한 번 더 할인해 최대 80%까지 할인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이 더 큰 할인혜택을 원하고 있다”며 “롯데팩토리 아울렛 인천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할인혜택을 모든 아울렛에 반영하는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고급 모피브랜드와 프리미엄 패딩브랜드를 할인하는 ‘역시즌 마케팅’을 펼친다. 현대백화점은 또 오는 7일까지 13개 점포에서 100억 원 규모의 대형 와인페어를 열고 최대 70% 할인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5일부터 편집숍과 단독브랜드 등 200여 개 유명브랜드의 여름 신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반값할인’ 행사를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또 생활 주방용품을 60% 할인하는 ‘그랜드 키친앤다이닝’ 행사도 함께 열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