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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뉴시스> |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삼성화재의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손해율과 재무건전성도 다른 회사에 비해 양호했다.
하지만 안 사장은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손해보험시장에서 삼성화재의 성장동력을 더 이상 찾지 못하게 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안 사장이 삼성화재의 해외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사장은 지난해부터 삼성화재의 해외영업체계를 구축했다. 안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해외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해외사업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성장세 둔화된 국내 손해보험시장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에 순이익 2937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2505억 원에 비해 21.7% 증가한 것이다.
이는 다른 손해보험사들을 크게 앞지른 것은 물론이고 삼성화재의 역대 1분기 순이익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이다. 손해율 등 재무건전성으로 따져도 국내 최고수준이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국내 손해보험시장의 성장둔화를 걱정하고 있다. 삼성화재조차 자칫하면 보험영업에서 제자리걸음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삼성화재 등 4곳의 대형 손해보험회사 성장률은 1.1%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보험시장 전체의 성장률이 2011년 14.5%에서 지난해 3.6%로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올해 손해보험 시장규모가 64조7천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64조 원에서 1조 원도 채 늘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손해보험 고유영역인 일반보험의 경우 2013년부터 계속 5조5천억 원대를 맴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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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지난해 1월24일 2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삼성화재 창립 제6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화재> |
삼성화재에서 장기보험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보험의 경우 올해 시장규모가 13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13조 원을 넘어선 뒤 5년 동안 14조 원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안 사장은 2013년 말 취임한 뒤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동부화재를 제치고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아직 전체 자동차보험시장의 36% 수준으로 규모가 작다.
삼성화재는 보험영업 부문에서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다. 삼화재의 보험영업 손실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5930억 원에 이른다. 삼성화재는 2012년 보험영업에서 4140억 원의 순손실을 냈는데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 해외에서 성장동력 찾기 위한 준비
안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삼성화재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삼성화재의 해외사업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안 사장은 올해 초 “지난해까지 해외진출을 위한 인재와 조직구성에 힘을 쏟았다”며 “올해부터 해외 인수합병 등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10년 이상 자산운용을 맡으면서 해외 금융현장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삼성생명 뉴욕투자법인장으로 일하면서 직접 현장을 경험했다.
안 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화재에 해외사업실을 신설했다. 각 지역별 시장에 맞는 영업체계를 만들어야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안 사장은 미국과 중국 등에서 일반보험을 중심으로 상품을 팔아 7년 뒤 총자산 100조 원을 만들겠다는 목표을 세웠다.
삼성화재는 지난 2월 실적발표회에서 ‘333정책’의 지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33정책은 이익의 30%를 배당으로 돌리고 30%를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는 정책이다. 삼성화재는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금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려 한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지난 3년 동안 이익의 30%씩을 각각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활용했지만 경영진의 해외사업 투자확대 결정으로 새 배당정책이 마련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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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지난 3월23일 중국 섬서성 시안시에서 열린 섬서지점 개소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화재> |
◆ 삼성화재의 중국 현지화 성공할까
안 사장은 올해 본격적으로 삼성화재의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안 사장은 특히 중국 손해보험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삼성화재가 진출한 11개 국가 가운데 미국, 중국, 싱가포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3개 나라 가운데 금융선진국인 미국과 채권투자에 중심을 두는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중국이 남는다.
안 사장은 중국 손해보험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한다.
중국 손해보험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115조5천억 원에 이른다. 2020년 260조 원까지 커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손해보험 수요의 기반이 되는 가계소득과 자동차 보유대수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단기성 보험상품인 일반보험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도 주요 판매상품 가운데 하나다.
삼성화재는 장기적으로 중국 온라인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시장에서 현지화도 시도하려고 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온라인 자동차보험시장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며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실손보험상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안 사장은 3월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화재의 6번째 중국지점인 ‘산시지점’을 여는 자리에서 “산시지점 개설로 중국 서부내륙까지 영업거점을 확보했다”며 “이곳을 통해 삼성화재 중국법인의 새로운 도약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하려면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삼성화재 중국법인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 49억 원 가운데 상당부분이 중국에 진출한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기업보험을 팔아 얻은 결과다.
삼성화재가 새로 진출한 시안의 경우 삼성전자가 70억 달러를 투자한 반도체공장 ‘삼성중국반도체’가 있는 곳이다. 삼성화재의 3번째 중국지점이 있는 쑤저우지역도 삼성전자의 대규모 사업장이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 사장은 삼성화재의 해외진출을 놓고 철저한 수익성을 추구하는 만큼 중국에서 삼성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기업금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본격적으로 현지인을 공략해야 중국에서 삼성화재의 성공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