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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양현석, 한국 연예기획사의 한계 넘어설까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5-08 02: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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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양현석, 한국 연예기획사의 한계 넘어설까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왼쪽)과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신사업 발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양현석 대표가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화장품사업 ‘문샷’은 처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양 대표는 패션과 골프 심지어 모바일게임 영역으로 YG엔터테인먼트의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수만 회장의 사업영역 넓히기도 만만치 않다. 이 회장은 SM엔터테인먼트의 한류스타들을 앞세워 모바일게임과 드라마 제작 등 새로운 사업영역 확대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클라우드와 3D홀로그램 등 IT기술과 연계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양 대표와 이 회장은 그동안 소속 연예인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를 때마다 주가가 출렁대는 일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연예기획사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양 대표와 이 회장이 신사업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도 이런 불안감에 따른 것이다. 양 대표와 이 회장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른바 ‘스타 연예인’과 ‘한류’에 의존한 사업확장이 자칫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양현석, 화장품 브랜드 '문샷'에 거는 기대

양현석 대표는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로 발돋움시켰다.

하지만 양 대표의 야심은 ‘연예기획사 1위’에 그치지 않는다. 양 대표는 지난해 “한국의 음악을 알리면서 대표문화까지 같이 알리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연말 광고대행사였던 YG플러스(당시 휘닉스홀딩스)의 지분 35% 가량을 인수하며 신사업 개척의 기지를 구축했다.

양 대표는 YG플러스를 통해 화장품과 패션, 골프, 모바일게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양 대표가 가장 기대하는 사업은 화장품과 패션 등 이른바 ‘뷰티사업’이다.

  이수만 양현석, 한국 연예기획사의 한계 넘어설까  
▲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출시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YG플러스는 아직까지 문샷으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문샷 판매점 매출 40%가 해외 관광객으로부터 나오는 등 문샷에 대한 관심은 꽤 높은 편이다.

증권 전문가들도 문샷이 해외시장을 통해 성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본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YG엔터테인먼트는 화장품 브랜드 문샷, 패션 브랜드 노나곤 등 신사업을 통한 글로벌 성장전략의 성과가 올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화장품 문샷에서 의미있는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수만, SM타운을 종합 콘텐츠 테마파크로 키운다

이수만 회장은 올해를 SM엔터테인먼트의 신사업 개척 원년으로 삼고 있다.

이 회장의 사업확장 전략은 SM엔터테인먼트의 연예인들이 대부분 한류스타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대표적 예가 지난 3월 SM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의 게임 퍼블리싱업체인 추콩, 다음카카오 등과 손잡고 중국시장에 모바일게임 ‘슈퍼스타 SM타운’을 출시하기로 한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 F(X), 동방신기, 엑소 등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가수들의 지적재산권(IP)을 게임 속에 담아 중국 모바일게임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중국시장에서 동방신기가 한류가수 지명도 1위에 오르는 등 SM엔터테인먼트는 게임흥행의 기반을 갖추고 있어 이 회장은 이 게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인터넷 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EXO)가 산다’를 시작으로 방송 드라마 제작사업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연예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서 나아가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까지 직접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이 클라우드와 3D홀로그램 등 IT기술을 연계한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유튜브 등 기존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가수 뮤직비디오 전파가 트래픽 용량 초과 등으로 속도가 저하되는 등 한계가 있다고 보고 클라우드 기술을 응용한 자체 플랫폼을 개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통해 지난해 동영상 송출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2013년보다 약 20%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업계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IT기업으로 탈바꿈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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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이 회장은 3D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공연사업에도 노력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달 칠레에서 이 기술을 이용한 공연을 성공적으로 시연해 큰 관심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월14일 문을 연 ‘SM타운 코엑스아티움’에서도 3D홀로그램 공연을 ‘메인테마’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사업을 더욱 키워 SM타운 코엑스아티움을 종합 연예콘텐츠 테마파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장은 SM타운 코엑스아티움 개관식에서 “수많은 한류 콘텐츠들을 한자리에 모아 지속적으로 한류를 선도하는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시아 등 해외각지의 유명도시에 에스엠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도심테마파크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사업 개척에 나서는 속사정

양 대표와 이 회장이 새로운 사업확장에 적극 나서는 데는 속사정이 있다.

연예기획사업은 일반 제조업이나 IT사업과 크게 다르다. 특히 소속 연예인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등 위험관리가 힘든 사업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소녀시대가 복귀 초반 큰 인기를 끌던 4월20일 뜬금없이 멤버 ‘유리’의 열애설이 터지며 일주일 동안 시가총액 175억 원이 증발했다. 4월27일 주가가 3만200원까지 떨어져 주가 3만 원선이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였다.

YG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투애니원 멤버인 ‘박봄’과 빅뱅의 ‘지드래곤’이 마약혐의로 구설수에 올라 주가가 폭락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연예기획사의 매출구조가 일부 연예인과 특정지역에 쏠려 있다는 점도 사업확장에 나설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과 싸이가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1년 매출의 70% 가량을 일본에서 올리는데 최근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고전하고 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하루아침에 몰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구조가 편중된 점은 연예기획사업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 우물만 파기에 연예기획사업의 위험요인이 크다”며 “사업 특성상 유동성 확보가 쉽기 때문에 사업확장을 통해 위험요인 분산에 나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연예기획사업에서 큰 성공을 한 오너 경영인들이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며 “이른바 주류무대에서 경영자로 인정받고 싶다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전경련 회원사로 가입했다. 이수만 회장과 양현석 대표가 재계 인사로 공식 인정을 받은 것이다.

◆ 사업확장 전략의 위험요소

업계에서 엔터테인먼트기업이 철저한 시장조사와 준비를 갖추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연예기획사들이 신사업 진출을 발표할 때마다 마치 입을 맞추듯 ‘한류’와 ‘스타 마케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수만 양현석, 한국 연예기획사의 한계 넘어설까  
▲ SM타운 코엑스아티움 3D 홀로그램 극장 개관식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말부터 일찌감치 화장품과 패션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특히 해외 명품업체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 산하 사모펀드(PEF) 엘캐피탈아시아로부터 610억5만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금방이라도 성과를 낼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YG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손실 16억2942만 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YG플러스는 매출마저 전년보다 50% 가까이 줄어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도 사업확장에 연예인들의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연예인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막연히 스타를 활용한 마케팅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 같다”며 “이들이 진출하는 신사업 영역은 이미 기존 사업자들이 기반을 닦아놓은 곳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팬들이 알아서 구입해 주겠지' 라는 자세로 사업을 오래 끌어갈 수 없다”며 “화장품과 패션 등은 생각보다 기존사업자들과 치열히 경쟁해야 하는 만큼 사업적 노하우를 충분히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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