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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 반도체 올레드 배터리에 공급할 가스 증설 서둘러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3-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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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가 설비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의 대규모 투자에 미리 대비해 나중에 특수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24일 SK머티리얼즈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고객사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의 내년 시설투자 확대에 미리 대비하는 데 분주하다.
 
SK머티리얼즈, 반도체 올레드 배터리에 공급할 가스 증설 서둘러
▲ 장용호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의 생산에 필요한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회사로 삼불화질소(NF3)가 주력 제품이다.

자회사 SK에어가스는 질소나 아르곤 등의 산업가스, SK트리켐은 전구체, SK쇼와덴코는 식각가스 등을 만든다.

이에 앞서 2월 SK머티리얼즈는 자회사 SK에어가스의 산업가스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2020년 6월까지 3201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SK머티리얼즈의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투자는 장용호 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이 던진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SK머티리얼즈는 2018년 매출 6872억 원, 영업이익 1829억 원을 거뒀다. 한 해 매출의 절반, 영업이익의 2배 가량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다.

SK머티리얼즈가 대규모 투자를 결심한 까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SK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사들의 투자계획에 발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올해 신규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2020년에는 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의 새 투자 규모가 D램 월 5만 장, 낸드플래시 10만 장에 이르며 SK하이닉스는 D램 4만 장, 낸드플래시 4만 장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SK머티리얼즈의 투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올레드(OLED)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어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와 산업가스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투자자금이 올레드 TV 설비투자와 A5공장 건설에 집중될 것”이라며 “올레드 TV는 LCD TV보다 삼불화질소 등 특수가스와 산업가스가 많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계열사이자 고객사인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사업의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SK머티리얼즈의 추가 증설은 불가피하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 4.7기가와트시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미국, 중국, 헝가리의 생산공장이 모두 완공되는 2022년이면 생산능력이 연 40기가와트시 수준까지 확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여기에 20기가와트시만큼 생산능력을 추가로 늘려 2022년 목표를 연 60기가와트로 높여 잡았다. 3년 뒤 SK이노베이션은 지금보다 13배가량 많은 산업가스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년 동안 120조 원의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 용인에 반도체 산업집적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런 점에서 SK머티리얼즈가 현재 SK에어가스를 통해 진행하는 증설은 장기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초체력을 다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SK머티리얼즈는 2018년 글로벌 삼불화질소시장에서 43% 점유율로 1위 회사에 오를 만큼 경쟁력이 탄탄하다.

그러나 연 매출이 1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SK머티리얼즈가 또 다시 대규모 증설투자를 결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증설뿐만 아니라 인수합병 카드까지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산업가스 생산회사 린데의 한국 법인 린데코리아의 산업가스 생산시설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인수 적격후보로 선정되지 못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특수가스나 산업가스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며 “천천히 체력을 갖춰갈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한편 좋은 인수합병 기회가 있다면 투자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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