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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과 애플투자증권의 검은 밀월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4-03 19:5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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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과 애플투자증권의 검은 밀월  
▲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과 애플투자증권 사이의 검은 밀월관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투자증권은 최근 자본잠식으로 사업이 어렵다며 스스로 문을 닫았다. 그런데 서 회장이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과정에서 애플투자증권은 항상 중심에 자리잡았다.

서 회장은 회삿돈을 동원해 셀트리온과 그 계열사 임원의 부인의 이름을 빌려 애플투자증권을 장악했다. 그 뒤 애플투자증권을 를 통해 셀트리온의 주가 시세조종을 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조사결과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셀트리온과 그 계열사 임직원이 회삿돈으로 애플투자증권의 매입해 셀트리온이 사실상 애플투자증권의 최대 주주가 된 사실을 밝혀내고 해당 임직원들에게 애플투자증권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금융사 대주주가 되려면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셀트리온은 승인을 받지 않은 채 편법을 동원해 애플투자증권의 대주주가 됐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2011년 애플투자증권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되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서 회장이 드디어 증권업에 진출한다고 화제가 됐다. 이런 시각을 의식해 서 회장은 "주주들을 대표하는 것일뿐 증권업 진출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 달라"며 “패러다임 변하는 금융산업에 공부도 할 겸 전적으로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셀트리온이 애플투자증권의 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이런 편법을 동원한 것은 서 회장이 개인적으로 애플투자증권의 대주주가 되려 했으나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것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 회장은 개인적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하고 셀트리온 및 계열사 임원 4명의 부인 이름으로 애플투자증권의 지분을 매입했다. 물론 지분 매입자금은 회사자금을 동원한 것으로 금융당국 조사결과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셀트리온 임원 4명이 실질적 최대주주이고 이들이 회삿돈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주주는 셀트리온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셀트리온은 증권업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직접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회삿돈을 동원해 불법에 가담한 만큼 셀트리온이 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애플투자증권과 셀트리온의 관계는 깊다. 애플투자증권은 2008년 6월 자본금 120억 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극동유화, 토마토저축은행 등 7개사가 출자했는데 당시 셀트리온은 애플투자증권의 지분 9.5%를 취득해 2대 주주로 있었다.

그러나 셀트리온은 2011년 회사자금을 동원하고 회사 임원의 이름을 빌려 애플투자증권을 장악한 뒤 주가 시세조종에 나선 것으로 금융당국 조사 결과 드러난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서 회장이 회사 실적 부풀리기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2011년 5월부터 지난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애플투자증권의 박형준 전 사장과 김형기 셀트리온 부사장 등과 공모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가 있다고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박 전 사장은 셀트리온이 애플투자증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뒤 2011년 1월부터 사장이 됐다. 박 전 사장은  2007~2008년 셀트리온제약 부사장, 셀트리온 창업투자 부사장을 역임한 셀트리온맨이다. 박 전 사장은 애플투자증권에서 영업부문을 총괄하면서 셀트리온의 자사주 매입에 관여했고, 서 회장의 지시로 셀트리온 계열사 주식의 매매를 담당하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애플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할 때 이미 법원으로부터 시세조종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이었다. 이런 전력으로 등기임원이 되지 못하고 미등기임원으로 사장직을 수행했다. 박 전 사장은 또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2천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애플투자증권은 지난달 19일 문을 닫았다. 금융위원회는 애플투자증권의 금융투자업 폐지 신청을 의결했다. 2008년 문을 열었는데 실적 부진으로 자본금을 다 까먹자 지난해 4월 자진청산을 결정하고 금융투자업 폐지신청을 냈다.

자신청산을 결정한 시기는 지난해 4월은 서 회장이 공매도 세력과 싸움에 지쳤다며 지분매각을 밝힌 바로 그때다. 애플투자증권 자신청산의 이유가 용도가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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