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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대중화시대의 역설, 비쌀수록 잘 팔려

이승용 기자 leesy@businesspost.co.kr 2015-04-18 13: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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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수입차의 월 판매량이 2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대중화하면서 판매가격이 비싼 수입차일수록 판매 증가세가 가파르게 나타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거리에서 수입차를 쉽게 볼 수 있게 되면서 희소성이 더욱 높은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과시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대중화시대의 역설, 비쌀수록 잘 팔려  
▲ 국내에 단 6대만 파는 2015 벤틀리 컨티넨탈 GT3-R
17일 국내 수입차시장의 판매동향을 가격별로 분석해 보면 판매가격이 1억5천만 원 이상인 수입차의 판매량은 2013년 2923대에서 지난해 5616대로 무려 92%나 급증했다.

또 1억∼1억5천만 원대의 수입차는 2013년 8320대에서 지난해 9360대로 12.5%가 늘어났고 7천만∼1억 원대의 수입차는 2013년 2만1632대에서 지난해 3만3778대로 56% 증가했다.

그러나 3천만 원 이하의 수입차는 2013년 5604대가 팔렸지만 지난해 5036대가 팔려 판매량이 오히려 10% 넘게 줄었다.

판매 증가세를 보면 1억5천만 원 이상의 수입차가 가장 가파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수입차 시장에서 베블런 효과가 심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회평론가인 베블런이 1899년 출간한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각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BMW 520d의 경우 그동안 많이 팔리면서 보기 흔해졌다는 의미로 ‘강남소나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렇게 되면서 브랜드 희소성이 떨어져 BMW 520d는 올해 1월 수입차 판매순위에서 9위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랜드로버는 차량 대부분을 풀옵션 차량으로만 팔아 이른바 ‘고가마케팅’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판매량이 매년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랜드로버는 올해 1분기 1655대가 팔려 지난해 1분기 판매량 722대보다 두 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 회사들이 희소성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에 주목하고 다양한 제품라인을 제한적으로 선보이는 방법으로 희소성을 유지해 전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BMW는 3시리즈를 세부차종으로 나눠 팔아 현재 13가지 차종까지 종류를 늘렸다.

 벤츠도 승용차모델을 12개로, SUV모델을 7개 등급으로 나눠 팔고 있다. 벤츠는 2020년까지 30개 등급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아우디도 차종을 52개에서 2020년까지 60개로 늘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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