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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 금시장 거래대금 일주일만에 반토막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03 15: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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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X 금시장 거래대금 일주일만에 반토막  
▲ 금시장에서 거래될 골드바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제공>

주식시장을 관할하는 KRX한국거래소가 ‘금시장’을 연 지 일주일이 지났다. 가격은 내려가고 있지만 총 거래대금은 반토막나는 등 분위기가 썰렁하다. 업계는 KRX금시장이 장롱 속 금을 깨울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RX금시장은 지난해 7월22일 정부가 귀금속보석산업의 발전 및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발표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방향'에 따라 추진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금지금(골드바)의 보관 인출을 담당하고 한국조폐공사는 품질인증을 맡는다.

◆ 금시장 개시 일주일… 거래량 늘리기가 관건


지난달 24일 한국거래소 본사에서 열린 개장식에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KRX금시장은 지하경제 양성화의 정책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지름길”이라며 “시장의 활성화를 초석으로 삼아 금산업이 발전한다면 우리나라도 까르티에, 티파니 등과 같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탄생시켜 귀금속 분야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운영팀장은 “개인들의 적극적 매수세 때문에 예상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며 “시장이 안착되고 참여자가 많아져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존 시중가격과 간극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날 총 거래대금은 2억8천만 원 가량이 나왔다. 거래수량 중 실물사업자가 58%, 개인이 41%를 차지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1일자 총 거래대금은 1억4천만 원에 그쳤다. 금 거래가격은 일주일 사이 하락세를 타더니 첫날 4만6950원에서 4만4500원까지 내려갔다.

첫날에 비해 거래대금이 반토막 나면서 시장 활기가 줄어들고 있다. KRX금시장의 금거래가격이 국제시세보다 비싼 데 비해 거래량이 적다. 하지만 가격이 떨어지고 있으니 거래량도 세 달 정도 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KRX 금시장 거래대금 일주일만에 반토막  
▲ 내외빈들이 지난달 24일 부산 동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RX 금시장 개장식에 참가했다. <뉴시스>

◆ 개인 ‘금테크 해볼까?’ vs  실물사업자 ‘뒷금 못숨기네’


‘금테크’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예상외로 많이 들어왔다. 개인이 투자를 하고 나서 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최소 인출단위는 1KG이다. 이는 골드바 하나로 5천만 원에 육박한다. 인출로 인한 부가세 10%도 지불해야 한다. 그래서 인출보다 장내에서 사고 파는 것을 목적으로 금시장에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금시장 거래가격은 시중가가 저렴하다. 개인 입장에서 KRX금시장에서 금을 사는 것이 시중 귀금속상에서 사는 것보다 3.02%, 골드뱅킹 실물인출 서비스보다 3.17% 싸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 저축한 예금을 바탕으로 은행이 금을 매입해주는 골드뱅킹과 달리 시세를 매일 확인할 수 있고 접근이 쉽다. 증권사 위탁수수료도 낮고 매매차익에 대한 금융소득 종합과세와 법인세도 면제된다.


이런 이점을 바탕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은행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3일 업계최초로 금거래 은행제휴계좌 서비스를 열었다. KRX금시장 참여를 원하는 고객에게 전국 800여개 지점에서 거래계좌를 쉽게 터준다. 신한금융투자 정환 마케팅본부장은 "금거래 FNA제휴 서비스를 통한 금거래 고객의 선택의 폭이 더욱 다양화할 것이고 이를 통해 신한금융그룹이 금시장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고객이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거래량이 활성화되려면 실물사업자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귀금속 사장님의 눈길은 싸늘하다. KRX금시장을 이용하면 거래가 투명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출액도 는다. 이에 따라 세무조사 가능성도 커져 실물사업자들의 발길을 막고 있다.


금시장이 나온 가장 큰 이유도 금을 통한 탈세규모를 줄이자는 ‘금거래 양성화’가 목표였다. 정부 추정치로 보면 매년 100톤 가량의 금이 유통되며 이중의 70%가 음성거래로 관행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의혹에 실물사업자들은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금값이 시중가보다 싸지만 공급가격보다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귀금속상 등에 공급하는 공급가격보다 KRX금시장의 가격이 더 비싼 수준인데 굳이 온라인 시장에서 거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귀금속업계 반응도 신통치 않다. 우정선 한국귀금속거래소 대표는 “사실 시장의 반응이 좋은 편이 아니고 체감할만한 변화를 느끼지 못한 상태”라며 “현재로선 시장과 갭이 큰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은근슬쩍 거래되는 ‘뒷금’은 물론 세금내고 유통되는 ‘앞금’ 수요도 금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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