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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공격하는 강성부펀드를 보는 2가지 시선, 위협이냐 감시냐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9-01-28 16: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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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대표가 만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를 놓고 시선이 엇갈린다.

KCGI가 내세운 대로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결하는데 기여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국민적 여론이 유독 나쁜 한진그룹만을 겨냥하는 것이 단기 시세차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진 공격하는 강성부펀드를 보는 2가지 시선, 위협이냐 감시냐
▲ 강성부 KCGI 대표.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과 한진의 2대주주인 KCGI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한진그룹을 겨냥한 공세의 강도를 높이면서 KCGI 목적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KCGI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결집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나섰다.

KCGI는 최근 한진칼과 한진의 소액주주들에게 신상정보, 보유주식, 수량, 연락처 등을 기재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주주총회에서 KCGI에게 의결권을 위임할 가능성이 있는 소액주주를 미리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CGI는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사실상 조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KCGI는 “회사와 관련해 범죄행위를 저지르거나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자의 임원 취임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KCGI는 설립목적을 “국내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기여하도록 한다”고 설명한다.

KCGI가 설립되고 한진그룹을 가장 먼저 겨냥한 이유는 무엇보다 명분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몇 년 전부터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오너 일가의 잦은 사건사고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은 오너 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KCGI는 최근 '밸류(Value)한진'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국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한진' 자료를 공개했다. 무려 117쪽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통해 한진그룹을 조목조목 공격하고 있으며 이 사이트에서 한진과 한진칼 주주의 의견도 받고 있다.

KCGI는 항공기 회항사태 당시인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809%)을 고려할 때 총자산에 대한 조 회장 일가의 실질적 소유권은 1.5%에 그쳤다며 취약한 지분의 오너일가가 저지른 일들은 충격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적 여론은 대체로 KCGI에 긍정적이다.

다만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취약한 곳이 한진그룹 외에도 많고 한진그룹이 몇 년 동안 한진칼을 중심으로 지주사체제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KCGI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냐는 의구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오너 일가를 향한 사회적 공분에 편승한 '단기 차익 실현'에 목적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KCGI는 공개서한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인천시 서구 율도 부지를 매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해 미국 LA윌셔그랜드호텔,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은 사업부문을 놓고 투자 당위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당장의 수익성을 따지기 어려운 자산과 사업도 많다. 그룹 차원에서 수십 년 동안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있다.
 
한진 공격하는 강성부펀드를 보는 2가지 시선, 위협이냐 감시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LA윌셔그랜드호텔이 대표적이다.

한진그룹이 옛 윌셔그랜드호텔을 인수한 건 1989년이다. 당시 한국과 대한항공의 상징으로 키우려 했지만 워낙 오래돼 다시 짓기로 하고 2014년부터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호텔에 사업비만 1조6천억 원 이상 투입됐다. 2017년 6월 개관해 아직 만 2년도 채 되지 않아 수익성을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주력사업이 아니고 주력사업과 시너지가 낮다고 해서 당장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호텔사업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하는 사례도 많다. 부동산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인건비 비중이 워낙 높아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에서도 적자를 내는 곳이 많다.

조 회장도 과거 LA윌셔그랜드호텔 개관 당시 “우리는 항공운송업이 핵심인 기업으로 호텔은 중심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호텔을 만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천 서구 율도 부지는 대한항공의 항공유 비축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에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부지의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검토했지만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를 철회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성부 대표와 KCGI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는 새로운 팀"이라며 "규모나 움직임의 범위를 볼 때 새로운 팀들이 좋은 뜻만으로 움직였다고 보기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아 KCGI뒤에 다른 세력이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시장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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