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사업에서 겪은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재편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디자인과 성능을 더 차별화하는 대대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대용량 배터리 탑재가 늘고 디스플레이 형태도 다양해지면서 계열사인 삼성SDI에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배터리 평균용량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고성능화로 배터리 소모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한편 대화면 탑재가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에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여유공간도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삼성전자가 2월 공개하는 갤럭시S10플러스에 4천mAh(밀리암페어아워)급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전작인 갤럭시S9플러스보다 약 14% 늘어나는 것이다.
갤럭시클럽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 모델은 5천mAh,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은 62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5G통신에 사용되는 통신모듈과 접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7인치급 디스플레이가 모두 전력 소모량이 큰 만큼 배터리 탑재량이 기존 스마트폰보다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배터리 용량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경쟁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월 말 인도에서 출시하는 20만 원대 '갤럭시M20'은 5천mAh 배터리를 탑재한다.
갤럭시M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J와 갤럭시온, 갤럭시C 등 기존 중저가 라인업을 재편하고 더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올해 처음 출시하는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가 배터리 용량 증가를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점으로 꺼내든 것은 대용량 배터리를 통한 사용자 편의성 개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단가가 높은 대용량 배터리의 수요가 늘어나면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대부분 공급하는 삼성SDI에 수혜가 집중될 공산이 크다.
삼성SDI는 2016년 갤럭시노트7에 공급한 배터리 결함과 단종사태를 계기로 스마트폰용 배터리의 안전 검증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대용량 배터리는 특성상 매우 엄격한 안전기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미 품질 검증체계를 인정받은 삼성SDI의 스마트폰 배터리 구매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이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5G와 접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대폭 바꾼 갤럭시S10 시리즈 등으로 다변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편광필름 등 소재도 공급하고 있어 이런 전략 변화에도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에 따르면 화면에 구멍을 내거나 일부를 잘라내는 형태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삼성SDI의 편광필름 소재는 일반 디스플레이 소재와 비교해 단가가 높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다양한 형태 디스플레이. |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 갤럭시A 시리즈 등 올해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이런 특수한 형태의 디스플레이 탑재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에는 삼성SDI의 OCA(광학용 투명접착필름) 등 신규 소재도 활용된다.
결국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발전에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성능 발전을 중심에 놓으며 삼성SDI가 고가 배터리와 소재의 공급을 확대할 기회를 맞은 셈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책임지는 소형 배터리와 전자재료사업의 꾸준한 실적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I는 스마트폰의 배터리 탑재량 증가로 올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도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