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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행동주의 펀드는 과연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다를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11-20 16: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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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 바람이 국내에도 불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앞으로 행동주의 펀드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토종 행동주의 펀드는 과연 엘리엇매니지먼트와 다를까
▲ 강성부 KCGI 대표.

최근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KCGI가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해 2대주주에 오르면서 KCGI가 앞으로 보일 행보를 놓고 관심이 뜨겁다.

KCGI가 우선 임기가 끝나는 한진칼 이사 3명의 후임으로 새로운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앞서 9월에는 역시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인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 외국계 금융회사인 맥쿼리자산운용에게 맥쿼리인프라펀드 운용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찬성표가 50%를 넘지 않아 운용사 교체 안건은 부결됐지만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의 주요 행동주의 사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재훈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분명한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와 수익성 개선의 여력이 있지만 주주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회사를 다음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동주의 투자는 지분을 미리 사들인 다음 해당 기업에 구조조정, 배당 확대, 경영진 교체 등을 직접 요구하는 투자방식을 의미한다. 지분 가치를 높여 수익을 올리는 게 주요 목적으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대표적이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를 들고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을 놓고 다양한 공세를 펼쳤다. 현재는 삼성물산을 향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와 국가사이의 소송(ISD)을 벌이고 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배구조 개편을 놓고 현대차그룹도 여러 차례 공격했다. 특히 최근에는 잉여자금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라며 압박했다.

그동안 행동주의 펀드는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됐다. 외국계 투기자본의 배만 불려 국부 유출이라는 논란이 항상 따라다녔고 지나친 경영권 간섭이라는 지적과 주요 전략이 유출된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를 이끄는 인물들이 경영인이 아닌 금융인이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에 무지해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시각은 행동주의 펀드를 ‘벌처(독수리)펀드’,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을 ‘기업사냥꾼’으로 부르는 데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토종 행동주의 펀드는 국부 유출 논란에서 자유롭다. 특히 KCGI는 올해 초부터 오너 일가의 위법 및 탈법행위로 대중들에게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힌 한진그룹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주주는 물론 여론의 지지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GI도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KCGI는 발표문을 통해 “일부 외국계 투기자본이 요구하는 비합리적 배당정책, 인건비 감소를 위한 무리한 인력 구조조정, 급격한 주가 부양을 통한 단기 이익 실현 등은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책도 행동주의 펀드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민연금이 7월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했고 금융위원회는 국내 사모펀드가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분 규제를 완화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 관점에서 스튜어드십코드에 접근하기 때문에 배당 확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모펀드 개편방안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되면서 경영 참여가 확산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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