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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재무부담 우려 불식시킬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3-06 12: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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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재무부담 우려 불식시킬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2014' 환영만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롯데그룹의 인수합병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8년 ‘아시아기업 톱10’ 진입을 목표로 인수합병을 통한 롯데그룹의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 주목한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롯데쇼핑의 성장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 자금조달에 나선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올해 7조5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실행하기로 했다. 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뒤 최대규모의 투자다.

롯데그룹은 국내외에서 상반기에 1조1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고 움직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에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를 통해 각각 300억 엔(약 3000억 원) 규모의 사무라이본드(엔화표시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또 이례적으로 국내 은행권에서 주식담보대출 성격의 인수금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을 상대로 KT렌탈에 대한 인수금융 패키지 제안서를 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담보 대출이지만 롯데그룹이 3%대 초중반의 금리를 염두에 두고 있어 은행들이 이를 수용할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자금조달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회사채 발행에서 처음으로 수요미달을 겪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5일 5년물 1600억 원, 7년물 2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롯데쇼핑은 애초에 만기별로 각각 2천억 원 발행을 준비했으나 5년물 희망공모금리 범위 내에 들어온 청약금은 1천억 원에 그쳤다.

롯데그룹이 낮은 금리를 제시한 것도 원인이었지만 KT렌탈 인수에 따른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점도 한몫했다.

◆ 빡빡해진 롯데쇼핑 자금력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 이후에도 글로벌 면세점과 모스크바 복합쇼핑몰 인수를 추진하자 롯데그룹의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신 회장이 추진한 인수합병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롯데쇼핑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23%에 그치고 있고 주력 11개사의 2013년 부채비율도 65.1%에 불과해 재무적으로 튼튼하다. 롯데그룹 전체로 봐도 차입금 의존도가 18.1%(순차입금 9조5870억 원)에 머문다.

하지만 롯데쇼핑의 든든한 자금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순이익 6175억 원을 내 전년보다 29.9% 줄었다. 더욱이 매출은 2006년 롯데쇼핑이 상장한 이후 8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특히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건설에 앞으로도 2조 원이나 넘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제2롯데월드 건설을 담당하는 롯데자산개발은 무차입 경영을 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튼실했지만 제2롯데월드와 복합쇼핑몰 건설 등에 투자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최근 부채비율이 158%로 전년에 비해 33%나 증가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개발 탓에 롯데그룹 전반의 유동성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매출채권 유동화 등을 통한 외부자본 차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동빈, 롯데그룹 재무부담 우려 불식시킬까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9일 오후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롯데월드몰' 입점업체를 방문해 직원들을 위로하고 어려움 해소를 위한 방안 마련을 약속하고 있다.

◆ 롯데그룹이 믿는 신동빈의 금융감각


신동빈 회장은 금융감각이 뛰어난 오너경영자다. 그는 롯데그룹에 몸담기 전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일하며 금융 노하우를 쌓았다.

신 회장은 위험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확보해 놓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011년 그리스 재정위기 때 임원들에게 “유럽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자금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롯데그룹은 이 지시에 따라 1조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저금리로 발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그뒤 유럽에서 금융위기가 심각해졌지만 롯데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기업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었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KB자산운용과 점포 7곳을 매각하는 자산유동화 계약을 체결한 것도 신 회장의 금융기법을 보여주는 사례다.

롯데쇼핑은 당시 점포를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쓰는 방식으로 모두 6천억 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 신동빈, 자금조달 복안있나

신 회장은 저금리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주로 조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롯데쇼핑의 회사채 발행에서 실패하는 등 예전같지 않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롯데리아 등은 지난해 11월 만기 열흘짜리 기업어음을 매일 수백억 원씩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당시 금리는 1%대에 머물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보다 신인도가 높은 공기업이나 다른 우량 대기업도 콜금리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단기 자금시장의 금리체계를 왜곡할 만 한 금리를 내놓은 것”이라고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 현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수합병으로 자금조달 수요가 커질 것을 대비해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지난달 26일 일본 현지 신용평가사인 JCR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 ‘A+’를 부여받았다. 미쓰비시와 미즈호를 포함한 일본계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롯데그룹 회사채에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 회사채 신용등급을 받아 현지 공모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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