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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의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성장 전망 엇갈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3-04 18: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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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의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성장 전망 엇갈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달 10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면세점 '그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선정한 ‘아시아파워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됐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 여성기업인은 단 3명이다. 이 사장 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이 뽑혔다.

포브스는 이 사장이 ‘리틀 이건희’로 불리며 호텔신라의 지난해 매출을 27% 끌어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최근 이 사장이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가 지난해처럼 성장성을 이어갈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 호텔신라 주가 내리막, 시가총액 4천억 원 가량 증발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달 12일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 주가는 전일보다 2.43%(2300원) 오른 9만7100원에 장을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달 12일 10만650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접어들어 3일 9만4800원까지 내려앉았다.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면서 시가총액도 4천억 원 이상 증발했다.

호텔신라 주가가 이처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최근 주력사업인 면세점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통큰 투자에 밀렸다.

호텔신라는 또 제주도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경합에서도 롯데그룹에 고배를 마셨다. 관세청은 지난달 27일 ‘2015년 제1차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제주도 시내면세점 특허사업자로 롯데그룹을 선정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잦은 제주 시내면세점을 롯데그룹에 내준 것은 신라호텔에게 뼈아픈 패배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라면세점 제주점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은 2일 호텔신라에 대해 “향후 점유율이 경쟁강도의 변화없이 60%로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향후 12개월 예상 연결 영업이익을 약 6% 하향 조정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호텔신라 제주 시내면세점의 단기적 성장성과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일정한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마케팅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다. 매출 2조9089억 원, 영업이익 1389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6.6%와 60.5%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도 8136억6900만 원, 영업이익은 265억49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1%, 361.1% 상승했다.

그러나 호텔신라의 깜짝실적 이면에 그늘이 있다. 창이공항 면세점이 지난해 4분기 330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전체 매장의 50%밖에 영업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이공항의 적자규모가 호텔신라 4분기 전체 영업이익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점은 시장의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 호텔신라 올해 성장성에 증권가 전망 엇갈려

호텔신라는 면세사업이 전체 실적의 약 80%를 차지한다. 면세점사업의 성패에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성장성이 두드러진 것도 면세점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이부진의 호텔신라 면세점사업, 성장 전망 엇갈려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그러나 올해 롯데면세점과 신라호텔 등 기존 양강체제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신세계그룹도 인천공항 면세점사업권을 따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통 ‘빅3’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사업을 하지 않았으나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참여를 공식선언했다.

면세점사업을 놓고 재벌들의 한판 승부가 펼쳐지면 호텔신라의 면세점사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사업자 선정에서 최저수용금액에 100%가 넘는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는 등 거액을 베팅했다.

호텔신라는 5구역 사업자 선정에서 롯데면세점에 무릎을 꿇어 2021년까지 루이비통 매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찰제안서에서 5구역 계약자는 루이비통 매장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부진 사장은 루이비통 매장을 인천국제공항에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던 만큼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부진 사장이 합리적 선택을 해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도 있다.

대우증권은 4일 인천공항 입찰에 따른 실리적 승리자는 호텔신라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6만2천원을 유지했다.

함승희 대우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합리적 가격 수준에서 입찰을 마무리했다”며 “결과적으로 신라는 주요 사업권 취득에 성공한 동시에 안정적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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