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 규제 '속도조절' 검토, 최대 0.9%포인트 하향 가능성

▲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본부 앞에 설치된 깃대에 걸린 유럽연합기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주요 산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 감축 기준치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유럽연합 내부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31~2035년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 축소율 상한선을 기존 연간 4.4%에서 3.5~3.9% 수준까지 하향하는 개정사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은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는 국가에서 산업계가 배출할 수 있는 최대 온실가스 양을 정해둔 것을 말한다.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통상적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배출 허용량을 매년 줄인다.

배출 허용량을 각 기업들에 배정한 것을 배출권이라고 하며 기업들은 사용하고 남은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철강, 시멘트, 비료 전력 등 산업을 대상으로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하고 있다.

폴란드, 이탈리아, 체코 등 유럽 내 주요 국가들은 유럽연합이 배출 허용량을 너무 빠르게 줄이고 있다며 이를 조절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배출 허용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탓에 배출권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승해 산업 경쟁력이 저해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16일 기준 유럽연합의 배출권 가격은 이산화탄소 1톤당 81.16유로(약 14만 원)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유럽연합 내부 자료에 따르면 폴란드와 이탈리아 등 10여 개국은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에 공동성명을 보냈다.

이들 국가는 "배출 허용량 감소로 산업계가 즉각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비용 부담에 직면해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배출권 거래제 조정은 가능한 한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가 취재한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2036년 이후부터 배출허용량 상한선 축소율을 연간 2.0~2.4%로 더 낮추는 방안도 유럽연합 집행위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배출허용량 조절 논의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위 측에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