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 달 전만 해도 1만 포인트를 눈앞에 뒀던 코스피가 6천 대까지 단기간에 내려 앉았다.
지정학적 불안과 빅테크 투자 지속성에 관한 의구심이 겹치며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주의 이익 전망치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버블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73%(49.90포인트) 오른 6856.83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장 후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 8.95% 급락한 데 따른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장중 한 때 65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코스피는 장중 내내 큰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상승 랠리 때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5월6일 종가 기준 7천을 돌파한 뒤, 6월18일 9063.84로 마감하며 30거래일 만에 9천 선을 넘어섰다.
반면 고점이었던 6월22일 9114.55에서 7월13일 6806.93까지 미끄러지는 데는 단 15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28.0%)와 SK하이닉스(-36.8%)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 반도체주의 부진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재점화, 이에 따른 빅테크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확산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코스피 전체를 흔드는 이유는 두 종목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비중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순이익 전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70.2%, 2027년 72.1%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의 방향이 사실상 이 두 종목의 실적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만 증권가는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추세적 하락 전환을 걱정하긴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률 둔화를 피크아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며 "공급 부족은 2027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수요 강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재고 누적은 논할 단계조차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신고가에서 -25%까지 걸린 시간은 2005년 이후 가장 빨랐고, 과거 유사 사례 중 대부분은 이익이 함께 꺾이며 2년이 지나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면서도 "현재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이익이 받쳐주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여러 지표도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단단하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제조기업인 TSMC는 13일(현지시각) 6월 매출이 4426억8000만 대만달러(약 20조7천억 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9%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이에 따라 16일 TSMC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는 13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27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는 메타가 잉여 컴퓨팅 파워를 외부에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에 AI 투자 위축 우려가 번졌는데, 이번 발표로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
다음 달 초 발표되는 빅테크 실적과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반도체주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AI 투자를 성장이 아니라 자본조달 부담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반등에 필요한 것은 '이 가격이면 다시 사볼 만하다'는 심리이고, 그 심리를 되돌릴 방아쇠는 금리를 안정시킬 이벤트와 자본공급자를 안심시킬 이벤트"라고 말했다.
다만 수급의 질이 나빠졌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매수 심리가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수의 질은 이미 달라졌다"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월 대비 역성장으로 전환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월9일 기준 10.2%로 이란 전쟁 당시 수준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점도 부담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13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은 12조2천 억 원으로,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의 43%에 달했다"며 "2배 레버리지 ETF는 급락일에 익스포저를 유지하려 하락과 같은 방향으로 팔아야 하는 구조라,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국내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
지정학적 불안과 빅테크 투자 지속성에 관한 의구심이 겹치며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영향이다.
▲ 9천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반도체주 하락세에 7천선 아래로 밀려났다. 사진은 14일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주의 이익 전망치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버블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73%(49.90포인트) 오른 6856.83으로 정규장을 마쳤다. 장 후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 8.95% 급락한 데 따른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장중 한 때 65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코스피는 장중 내내 큰 변동성을 보였다.
최근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상승 랠리 때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5월6일 종가 기준 7천을 돌파한 뒤, 6월18일 9063.84로 마감하며 30거래일 만에 9천 선을 넘어섰다.
반면 고점이었던 6월22일 9114.55에서 7월13일 6806.93까지 미끄러지는 데는 단 15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기간 삼성전자(-28.0%)와 SK하이닉스(-36.8%)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대형 반도체주의 부진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재점화, 이에 따른 빅테크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확산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이 코스피 전체를 흔드는 이유는 두 종목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비중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순이익 전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70.2%, 2027년 72.1%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의 방향이 사실상 이 두 종목의 실적에 달려 있는 셈이다.
다만 증권가는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추세적 하락 전환을 걱정하긴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률 둔화를 피크아웃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며 "공급 부족은 2027년에도 이어질 것이며 수요 강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재고 누적은 논할 단계조차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신고가에서 -25%까지 걸린 시간은 2005년 이후 가장 빨랐고, 과거 유사 사례 중 대부분은 이익이 함께 꺾이며 2년이 지나도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면서도 "현재는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이익이 받쳐주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여러 지표도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단단하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만의 대표적 반도체 제조기업인 TSMC는 13일(현지시각) 6월 매출이 4426억8000만 대만달러(약 20조7천억 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9% 늘어난 사상 최고치다.
이에 따라 16일 TSMC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는 13일(현지시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27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는 메타가 잉여 컴퓨팅 파워를 외부에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에 AI 투자 위축 우려가 번졌는데, 이번 발표로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이 코스피 9천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초 발표되는 빅테크 실적과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가 반도체주 주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AI 투자를 성장이 아니라 자본조달 부담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결국 반등에 필요한 것은 '이 가격이면 다시 사볼 만하다'는 심리이고, 그 심리를 되돌릴 방아쇠는 금리를 안정시킬 이벤트와 자본공급자를 안심시킬 이벤트"라고 말했다.
다만 수급의 질이 나빠졌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매수 심리가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매수의 질은 이미 달라졌다"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월 대비 역성장으로 전환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7월9일 기준 10.2%로 이란 전쟁 당시 수준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점도 부담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13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대금은 12조2천 억 원으로, 코스피 하루 거래대금의 43%에 달했다"며 "2배 레버리지 ETF는 급락일에 익스포저를 유지하려 하락과 같은 방향으로 팔아야 하는 구조라, 다른 아시아 증시와 비교해 국내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컸다"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