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세난 심화에 따른 실수요 매수세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다시 달구는 모양새다.

일부 부동산시장 지표는 임대차3법 영향(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이 컸던 2021년 초 수준까지 다가섰다. 다만 5년 전과 거시경제 상황이 판이해 매수세가 확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서울 전세난 5년 전 수준 심화되고 매수심리도 꿈틀, 선거 뒤 금리·세제 변수에 촉각

▲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세난 심화에 따른 실수요 매수세가 서울 부동산 시장을 다시 달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연합뉴스>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로 전망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세 인상 같은 세제 개편 등 정책 변수를 경계하는 심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서울 전세수급지수(용어설명 참조)는 116.1로 1주 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1년 3월 둘째주(116.8)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세 매물이 크게 줄고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를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이 임대차3법이 시행 직후였던 2021년 초반 수준까지 심화된 셈이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매물은 1만7247건으로 지난해 같은날(2만5940건)이나 2024년 같은날(2만8776건), 2023년 같은날(3만6525건)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세입자 보호가 강화된 임대차 3법에 따라 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해마다 전세 매물이 계단식으로 줄고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 정책(용어설명 참조)과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구역(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 지정 등 부동산 규제 정책 영향에 전세매물이 더욱 줄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 투자(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가 규제로 서울에서 사실상 차단되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 실수요자들이 전세 찾기보다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5월 넷째 주 서울 매매수급지수(용어설명 참조) 또한 1주 전보다는 낮아졌지만 108.9로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1년 3월 첫째주 이후 처음으로 3주 연속으로 108을 넘기며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세난 5년 전 수준 심화되고 매수심리도 꿈틀, 선거 뒤 금리·세제 변수에 촉각

▲ 올해 서울 일부지역에서 매수심리가 더 강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올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매수심리가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 매수심리는 5월 넷째주 기준 113까지 오르며 2021년초 직전 고점 110을 넘어 2019년 12월 셋째주(115.5)까지 다가섰다.

부동산 시장의 심리가 6월3일 선거를 앞두고 변동성 확대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 관련 통계는 통상 매주 목요일에 공개되는 만큼 5월 넷째주 지표가 선거전 마지막 발표다.

다만 부동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로서는 지방선거 자체가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예산이 배정되는 사례가 많고 지역부양을 위한 부동산 관련 공약이 쏟아지지만 과거 선거 흐름을 볼 때 당장의 통계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전 지방선거가 치러진 2022년에는 특히 대선까지 함께 치러졌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에 큰 변화는 없었다. 주간매매가격지수 기준으로 2022년 마지막 주 서울 지수는 2021년 마지막 조사 대비 오히려 7.8% 하락했다.

지방 선거에 따른 공약보다는 선거 뒤 나올 금리 정책과 세제 개편에 주목하는 시각이 많다. 

한국은행은 현재 기준금리 인상 의사를 강력히 내비친 상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8일 취임 뒤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만 이후 방향에 대해서는 인상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7월16일로 예정돼 있다.

신현송 총재는 전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선거 이후 오는 7월로 예정된 보유세를 포함한 세제 개편이 부동산 시장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그룹은 지난 5일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서 “대출 규제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일부를 규제지역으로 묶어 이미 시행되고 있어 올해 가장 큰 화두는 세제 개편”이라며 “정책의 세부 내용과 시장 반응에 따라 주택시장은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현재로서는 보유세 부담 강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6월 지방 선거를 기점으로 세금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며 부동산 정책 청사진이 완성될 것”이라며 “고가 1주택자까지 보유세 강화 규제 범위에 포함되고 양도소득세 역시 강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매물 감소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
 

◆ 용어설명

- 전세수급지수 : 전세시장 수요와 공급 사이 균형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0~200 사이로 표시하며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매매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사 본문에서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표를 썼다. 한국부동산원은 회원 중개업소 대상 설문과 인터넷 매물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지수화한다. 

- 임대차3법 :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2020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전세시장 구조에 큰 영향을 끼쳤다.

- 주택담보대출 6억 원 제한 : 이재명정부는 지난해 6월27일 부동산 관련 대책을 내놓으면서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 원까지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 특정 지역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투기 수요 억제 및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지정된다.

- 갭 투자 : 전세를 끼고 주택을 적은 자기자본으로 사들이는 투자방식이다. 이재명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 등 갭 투자를 시장 상승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 왔다.

- 매매수급지수 : 매수시장 수요와 공급 사이 균형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0~200 사이로 표시하며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매매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사 본문에서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표를 썼다. 한국부동산원은 회원 중개업소 대상 설문과 인터넷 매물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지수화한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 :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기준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통상 ‘연준(Fed)’으로 불리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수준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다. 통상 해마다 8번 열린다. 올해는 지난 28일까지 모두 네 번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