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회장은 현지시각 20~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5회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서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HBM을 '괴물 칩(monster chip)'으로 지칭하며 가장 진보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AI 괴물칩' HBM 생산량 늘려야" "SK하이닉스 영업이익 1천억 달러 넘을 수도"

최태원 SK회장이 20일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호텔에서 열린 ‘TPD 2026’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SK그룹 >


HBM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높은 대역폭을 공급해 더 큰 연산 성능을 내도록 하는 메모리칩이다. 최 회장이 언급한 제품은 16개 칩을 적층한 최신 6세대 HBM4다.

최 회장은 "요즘 이 몬스터 칩이야말로 우리 회사에 진짜 큰돈을 벌어다 주는 제품"이라며 "우리는 더 많은 몬스터 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폭증으로 이익 변동성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HBM의 마진은 60%인데 일반 메모리칩의 마진은 80%"라며 "인공지능 인프라가 메모리칩을 모두 흡수하는 탓에 비(非) 인공지능 메모리 공급이 줄면서 마진 역전 현상 등 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처럼 가격과 마진율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에 관해 "시장의 새로운 예상치는 1천억 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이는 1천억 달러의 손실이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SK가 미국에 설립하려는 'AI 컴퍼니'는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 기술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투자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산업은 막대한 에너지(전력)를 필요로 하는 만큼 데이터센터와 발전소를 함께 짓는 새로운 설루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 인프라를 만들려면 에너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 됐으니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며 "그걸 만들어내는 계획을 장기적으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력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재난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는 또 하나의 큰 문제이자 사회 전체의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동북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TPD 행사 취지와 관련해 "지정학은 정치의 문제이자 기술 자원의 문제이고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직면한 힘들은 더 이상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규정하는 구조적 현실이 됐다"며 "거센 움직임의 시기에는 가장 강한 존재가 아니라 가장 잘 적응하는 존재가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환기에 한·미·일 3국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앞으로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이들 3국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