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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통령실 이어 의사당 건립 잰걸음, 정부 건물공사 따낸 건설사 살펴보니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4-10-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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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통령실 이어 의사당 건립 잰걸음, 정부 건물공사 따낸 건설사 살펴보니
우원식 국회의장이 9월27일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의사당 건립 예정부지를 방문해 진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의장 공보수석실>
[비즈니스포스트] 우원식 국회의장이 임기가 마무리되는 2026년 5월까지 세종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세종 국회의사당 건립 논의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 세종에서는 국회의사당 외에도 대통령 제2집무실 건설이 한창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 제2집무실 공사는 현재 설계공모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집무실과 국회의사당 등은 국가 권력기관 건물이라는 상징성을 지녔을 뿐 아니라 사업 규모도 작지 않다. 대통령집무실이 4600억 원, 국회의사당은 3조6천억 원의 사업비가 추정되고 있어 어느 건설사가 공사를 맡게될지 관심사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랜 업력과 충분한 시공능력을 갖춘 업계 상위권 건설사들이 대한민국 주요 정부 건물 공사를 수행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민국 정부를 상징하는 건물 가운데 하나인 청와대는 일제강점기에 경복궁 북원을 헐고 조선 총독의 관저로 조성됐던 곳을 대한민국 대통령 관저로 재활용해 온 곳이라 건설 단계에서 대한민국 기업이 참여하진 않았다.

청와대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91년의 일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일제가 지은 건물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계속 사용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가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청와대 신축을 추진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1991년 9월5일 각계각층의 ‘보통 사람’ 97명을 초청해 열린 청와대 본관 개관 뒤 첫 오찬 모임에서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이 식민통치시대에 지은 총독 관저를 집무실 겸 관저로 써오는 동안 외빈 접대 행사와 의전 행사 등에 말 못 할 고충이 많았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 신축 공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던 현대건설이 맡았다.

해방 후 미군 관계시설 공사,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을 맡아 업계 대표 건설사로 성장한 현대건설은 청와대 하면 떠오르는 본관을 포함해 대통령 관저, 춘추관 등을 지었다.

청와대 건설 과정에서 총수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청와대 건설 과정에서 문고리 모양까지 직접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정 명예회장이 약 1년 뒤에 진행된 제1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것도 흥미롭다. 당시 정 명예회장은 총선 및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노태우 정부를 향해 청와대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당시 이를 두고 청와대에서는 정치공세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청와대 공사대금 소송은 1992년 10월 정 명예회장이 “소송이 정부와 현대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취하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급작스럽게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건설에 심혈을 기울였던 정 명예회장은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3위(16.3%)를 득표하면서 낙선하는 바람에 청와대에 거주하지는 못했다. 
 
세종 대통령실 이어 의사당 건립 잰걸음, 정부 건물공사 따낸 건설사 살펴보니
▲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2월27일 자신이 현대건설 회장이던 시절 지은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현대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공사를 직접 수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완공으로부터 약 17년 뒤 본인이 직접 지은 청와대에 거주하게 돼 사실상 자신이 살 집을 자신이 지은 것이 아니냔 이야기가 나왔다.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완전 이전’ 논의까지 제기한 바 있는 지금의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했다.

국회의사당 건설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됐던 문제는 지붕에 돔을 얹는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가들이 ‘옛날 양식’을 선호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국회의원들은 미국과 유럽의 국회의사당에 있는 돔이 대한민국에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설계에 참여했던 안영배 건축가는 ‘안영배 구술집’에서 “한번은 국회의원들이 하도 높은 돔을 원하기에 일부러 보기 싫게 돔을 크게 설계해서 일단 투시도를 보여준 적이 있다”며 “그랬더니 의외로 우리가 보기 싫게 하려고 그린 설계를 더 좋아하더라”고 허탈해하기도 했다.

국회의사당 공사 과정에서 ‘돔 말고 돈’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설계를 마무리한 뒤 실제 국회의사당 건설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이 1년씩 돌아가면서 맡았는데 이후 이러한 상황을 두고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1975년 11월15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국회사무처가 1036억 원 규모의 의사당을 신축하면서 주요 공사를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두 회사에 1년씩 교대로 돌려가며 맡겼고 자재 구입에서도 수의 계약한 걸 보면 부정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공사 진행 중 현대건설 사무실 캐비닛에 보관된 현금 및 어음 2400만 원이 도난당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1972년 6월25일 발생한 도난 사고는 한 달 뒤인 7월26일 범인이 잡히면서 해결됐는데, 돈을 훔친 범인은 공사장 경비원으로 돈을 훔치고도 대범하게 출근을 계속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국회의사당이 자리 잡은 뒤 진행한 의원회관 신축 및 리모델링 공사는 태영건설이 맡았다. 국회 본청 1층에 있던 정론관을 대신해 지어진 국회 소통관은 동부건설이 2020년 준공했다.

계동 현대건설 본사 빌딩과 비슷한 외관을 지닌 정부서울청사 역시 현대건설의 작품이다.

정부서울청사는 조선시대 예조가 있던 곳에 자리 잡았다. 예조가 조선시대 외교 교섭, 사신 접대, 인재 육성, 관리 선발 등 주요 국가 행사를 도맡았던 곳임을 생각하면 매우 어울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1970년 ‘정부종합청사’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건물은 중앙부처 대부분이 세종시로 옮겨가는 2013년까지 그 이름을 유지하며 대한민국 행정부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에 청와대의 기능을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고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를 보는 방안이 고려됐으나 보안 및 경제성 문제로 백지화됐다.

정부과천청사와 정부세종청사는 규모가 큰 탓에 특정 건설사가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다양한 건설사들이 참여했다.

정부과천청사는 총 3단계에 걸쳐 조성됐다. 1단계 공사로 지어진 1, 2동은 현대건설이 1982년 준공했고 3, 4동을 짓는 2단계 공사는 1986년 선경종합건설(현 SK에코플랜트)가 마무리했다. 1994년 일신진흥건설이 5동을 지으면서 3단계 공사까지 완료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사를 맡은 기업을 살펴보면 △1단계 1구역 계룡건설 컨소시엄 △1단계 2구역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2단계 1구역 GS건설 컨소시엄 △2단계 2구역 대림산업(현 DL이앤씨) 컨소시엄 △3단계 1구역 남양건설 컨소시엄 △3단계 2구역 대우조선해양건설 등이다.

이외에 정부세종청사의 중앙동 공사는 HL디앤아이한라가 맡아 2022년 준공했다. 

정부세종청사는 15개 청사 건물을 연결한 전체 길이 3.6km, 전체 면적 8만8279㎡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옥상정원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건물 에너지 효율 1등급, 지열 설비 및 태양광 발전설비 구축, 친환경 건물 인증 등을 갖춘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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