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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서울'에서는 나도 강남 땅 부자, 가상부동산 투자 기지개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1-12-30 16: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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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서울 어디 동네에 샀어?”

30일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면 가상부동산 투자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세컨서울'에서는 나도 강남 땅 부자, 가상부동산 투자 기지개
▲ 엔씨티마케팅이 개발하는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 세컨서울 홈페이지 갈무리.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대체불가토큰(NFT), 가상화폐 투자 등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가상부동산 투자는 아직 태동기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플랫폼들이 생겨나고 시범 서비스가 하나 둘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디지털자산으로 자리잡아 세금 관련 정책까지 논의되는 가상화폐에 견주면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쉽게 무시할 흐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띠는 가상부동산 거래 플랫폼은 엔씨티마케팅이 선보인 세컨서울이다. 세컨서울은 실제 서울 지도를 타일 수만 개로 나눠 보유하고 거래할 수 있게 만든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시범 서비스에 앞서 11월 사전신청 접수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타일 6만9300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현실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플랫폼 안에서 강남과 압구정 등 번화가의 땅, 한강뷰 고급 아파트, 롯데월드와 광화문광장 같은 랜드마크 부동산의 소유주가 될 수 있다.

실제 세컨서울 시범 서비스 매매상황을 살펴보면 서울 삼성동과 강남역과 잠실 롯데월드몰과 같이 입지가 좋고 유동인구가 많아 부동산으로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은 빠르게 팔려나갔다. 현실에서 재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누리꾼들도 보였다.

가상세계의 부동산이지만 현실에서 땅값이 비싸고 가치가 있는 지역을 선점하면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 시세차익, 개발이익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엔씨티마케팅은 세컨서울 시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앞으로 플랫폼을 투자자와 소비자, 소상공인 등이 참여하는 현실 경제 시스템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세컨서울에서 부동산을 산 투자자는 직접 거래 외에도 현실에서처럼 부동산을 활용한 광고수익, 임대수익까지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은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을 상대로 광고를 선보일 수도 있다. 소비자는 서울 어떤 지역,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지 정보를 제공하고 세컨서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받는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엔씨티마케팅의 모회사인 엔비티를 다루는 기업분석보고서에서 “엔씨티마케팅은 세컨서울에 메타버스 플랫폼의 핵심인 경제시스템을 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세컨서울 프로젝트는 단순히 가상의 서울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것이 아닌 실제 서울 시민과 소상공인들이 연결된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어 앞으로 집객효과 등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성이 가시화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맛집추천 서비스기업 식신도 메타버스 바탕의 가상부동산 서비스 트윈코리아를 준비하고 있다.

트윈코리아는 2022년 1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으로 본격적 운영에 들어갈 계획으로 현재 전국을 100제곱미터 단위로 나눈 셀의 청약접수를 받고 있다. 현재 트윈코리아 안에는 약 100만 개 셀이 있고 서울지역 셀은 약 4만6천 개다.

트윈코리아의 각 지역도 분양을 받아 소유할 수 있고 땅 소유자는 플랫폼 이용자의 활동에 바탕해 수익을 낼 수 있다. 트윈코리아는 처음에는 청약과 분양 등 서비스를 통해 셀을 판매하고 그 뒤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트윈코리아는 서울의 경우 을지로, 압구정, 가로수길 등 유명한 상권을 기준으로 권역을 구분했다. 현실에 존재하는 식당이나 상점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을 세워뒀다.

식신이 이미 맛집추천 플랫폼을 통해 식당 데이터와 결제 가맹점 등을 확보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플랫폼을 차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사실 메타버스가 가장 먼저 활발하게 적용된 게임영역에서는 이미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 부동산 거래와 투자가 활발하다.
 
'세컨서울'에서는 나도 강남 땅 부자, 가상부동산 투자 기지개
▲ 게임 플랫폼 더샌드박스 속 가상부동산 지도. <더샌드박스>

토큰스닷컴의 자회사 메타버스그룹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안 패션스트리트구역의 116토지를 61만8천 마나(약 28억6천만 원)에 매입했다. 

앤드루 키엘 토큰스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이 거래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이것은 막 도시가 건설되던 250년 전 맨해튼 땅을 사는 것과 같다”고 말하며 가상부동산의 잠재력에 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메타버스그룹은 디센트럴랜드 안의 부동산을 사무용 가상빌딩, 디지털의류를 파는 상점 등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 밖에도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더샌드박스 속 가상부동산이 430만 달러(약 51억 원), 엑시인피니티 속의 가상부동산인 제네시스플롯도 550이더리움(약 29억4125만 원)에 팔렸다.

이들은 모두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부동산이다. 하지만 디지털자산으로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메타버스가 게임영역을 넘어 인터넷, 스마트폰을 잇는 새로운 IT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현실과 연계한 가상부동산시장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가상 부동산 투자에 관한 위험성을 지적하는 시선도 많다.

가상부동산 거래에는 대부분 가상화폐가 결재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가상 자산을 실제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가상 부동산의 시세 등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기준이 모호한 점, 플랫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데 플랫폼이 없어지거나 가치가 떨어지면 투자금도 보장받을 수 없는 점 등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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