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1-11-01 16: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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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11월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하이브 등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종목에서는 꾸준히 순매수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 국민연금공단 로고.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10월 한 달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5015억 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9월 순매도 규모가 1조9042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들어 급격히 순매도 강도가 약해진 셈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순매도 강도가 10월 들어 크게 약해진 것은 코스피 약세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9월30일 3068.32로 거래를 마쳤고 10월29일에는 2070.68로 장을 마감했다.
10월 한 달 동안 98.14포인트(-3.2%) 하락한 데다 3천 선이 깨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의 10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11조7538억 원으로 2020년 10월 10조8470억 원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11월에도 코스피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는 만큼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도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본격적 방역 전환에 따른 내수 활성화 기대감 및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 등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 요인도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한동안은 국내 주식시장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대응 이후 2014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면서 세계 주식시장은 하락 흐름을 경험한 바 있다.
2014년 1월 미국 S&P500지수는 3.6%, 선진국 증시는 3.8%, 신흥국 증시는 6.7% 하락했다. 당시 코스피도 3.1% 떨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연준이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바라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테이퍼링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고 테이퍼링이 본질적으로 유동성 회수정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장기간에 걸친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시적으로 시장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관련 종목에서는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비교적 강한 순매수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한 달 동안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크래프톤으로 모두 169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이브는 1046억 원을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담았다.
연기금의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종목 순매수는 코스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10월 한 달 동안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은 카카오게임즈 558억 원, CJENM 394억 원, 펄어비스 333억 원 등 순이다.
엔터테인먼트 종목은 특히 위드 코로나의 대표적으로 수혜를 볼 종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는 가운데 커진 K팝 팬덤은 음반을 중심으로 기획사들의 실적 개선에 기여해 왔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이익규모가 큰 ‘투어’는 2년 가까이 재개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누적된 펜트업(Pent-up,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도로 살아나는 현상) 수요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확인되는 신규 유입 팬덤 등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재개될 K팝 아티스트의 투어 규모는 코로나19 이전과는 급이 다를 것"으로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