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삼성SDS가 두나무 지분 4%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가상자산거래소 지분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그룹 디지털자산사업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삼성증권은 28일 공시를 통해 삼성SDS, 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9만 주를 6128억 원에 사들이는 것으로 삼성증권·삼성카드·삼성SDS가 지분을 각각 2%, 1%, 1%씩 나눠 갖는다.
삼성증권은 이번 투자 목적이 '디지털자산 관련 신규 사업기회 창출'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뿐 아니라 향후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 금융시장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금융(삼성증권), 결제(삼성카드), IT인프라(삼성SDS)라는 3박자를 갖춘 계열사들이 함께 지분을 인수한 만큼 시너지 창출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자산 전반에 걸쳐 두나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등에서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결제 생태계 구축에서 두나무와 협력한다.
삼성SDS는 IT인프라업체로서 기존 기술 역량과 두나무의 가상화폐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국내 금융사 대상 차세대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문 사장이 삼성그룹 디지털사업 전반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가장 많은 지분을 인수할 뿐더러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은 결국 금융업인 만큼 증권업과 연계가 가장 긴밀해서다.
디지털자산은 금융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입법이 늦어지며 시장 구조와 사업자 역할을 규정하는 규제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특히 증권사의 진출이 눈에 띈다.
올해 2월 미래에셋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에는 하나금융과 한화투자증권이 두나무 지분을 각각 6.55%와 3.9% 취득했다. 현재 하나금융은 두나무의 5대 주주, 한화투자증권은 3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지분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보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디지털자산 제도화 이후를 내다보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셈이다.
더군다나 삼성증권은 기존 강점으로 평가되는 자산관리(WM)사업과 강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업계 WM 명가로 꼽힌다. 디지털자산시장이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 등이 고액자산가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떠오를 경우 큰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박 사장은 경험과 경력 측면에서도 함께 두나무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다른 계열사 대표들을 앞선다.
박 사장은 2024년 3월부터 삼성증권의 대표를 맡고 있다.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2025년,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2024년 11월 대표직에 올랐다.
박 사장은 1965년생으로 김이태 사장(1966년생)과 이준희 사장(1969년생)보다 연장자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삼성맨'으로, 삼성증권 대표에 오르기 전 삼성금융계열사의 컨트롤타워로 평가됐던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 TF(태스크포스)장 부사장을 지낸 경험도 있다.
삼성증권 대표에 오르기 직전에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사장을 역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지분투자는 삼성 각 계열사들의 디지털자산 관련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국내 1위 디지털자산 사업자 두나무와의 적극적 협력으로 각 사가 디지털자산 관련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