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시장 '중국 천하' 우려, 휴머노이드 공급망 현대차와 테슬라에 우위

▲ 2월16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춘절 기념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공연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산업 육성에 ‘올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지원 정책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뛰어든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중국이 빠르게 앞서 나가면서 전 세계가 중국의 부품 공급망과 기술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4일 “중국이 피지컬 AI의 미래를 사실상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달리 중국이 미국에 확실하게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라고 보도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휴머노이드 로봇과 같이 인공지능 기반으로 동작하는 기기가 실제 생활이나 산업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활용되는 기술을 의미한다.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전 세계 인공지능 선두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현대차가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오래 전부터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아 온 분야지만 상용화 시점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안전성과 기술 완성도, 경제성 등 여러 장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IT전시회 또는 자국 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술을 과시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타임은 “중국 신생기업들은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IT전시회 CES2026 현장을 지배했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로봇 등으로 삶에 물리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식을 다수 보여줬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춘절 행사에서 현지 로봇업체 4곳의 휴머노이드가 무술 공연 등을 진행했던 사례도 중국의 피지컬 AI 기술 발전 성과를 보여준 사례로 지목됐다.

인간형 인공지능 로봇이 상용화에 가까워졌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타임은 중국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부품 공급망 강화 및 원가 절감,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모두 진전을 보이며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터리나 액츄에이터, 센서와 같은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시장에서 중국이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글로벌 경쟁에 유리한 요소로 지목됐다.

로봇과 전기차에 유사한 부품이 쓰이는 경우가 많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중국이 자연히 로봇 생산에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중국 업체들이 이미 지난해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설치 기준으로 50%,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는 통계를 전했다.
 
피지컬 AI 시장 '중국 천하' 우려, 휴머노이드 공급망 현대차와 테슬라에 우위

▲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시제품. <연합뉴스>

테슬라는 현재 자체 개발하고 생산하는 ‘옵티머스’ 휴머노이드를 전기차 공장에 일부 도입했지만 아직 실험 단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옵티머스 연간 1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기존의 전기차 생산라인을 로봇 전용 설비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자동차 공장에 대거 도입한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투자를 본격화했다.

엔비디아는 현대차와 LG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협력사들과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피지컬 AI 분야에서 협업하며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휴머노이드 완제품 생산 규모와 시기, 원가 경쟁력에서 모두 앞서나가고 부품 공급망 우위도 유지한다면 이들 기업이 승산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타임은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데 기여한 전략을 피지컬 AI 분야에도 재현하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로 미국 기업들에 쉽지 않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타임은 미국이 아직 고성능 반도체와 연구개발 역량 및 인재 기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중국에 앞서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휴머노이드 주요 부품을 비롯한 하드웨어 분야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따라잡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는 상용화 시기 및 경제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인베스팅닷컴도 “미국이 중국의 부품을 쓰지 않고 로봇 산업을 키우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핵심 산업의 공급망을 지배하는 전통적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칫하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나 희토류와 같이 로봇 부품도 전 세계 기업들이 중국에 사실상 절대적으로 의존해야만 하는 영역으로 남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타임은 “중국 정부가 피지컬 AI 산업 육성에 ‘올인’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이 관련 공급망 구축과 생산 기술 발전에 더 힘써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