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사퇴 의사를 밝힌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이틀 만에 돌아왔다.

복귀 첫 행보로 김영환 충북지사를 공천에서 ‘컷오프’하며 ‘혁신 공천’의 뜻을 명확히 했다. 결국 서울과 영남 지역 광역단체장 공천이 핵심인데 공천을 통해 ‘강경 노선’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힘 공관위원장 '복귀한' 이정현 충북지사 컷오프, 공천 '전기충격기' 들고 영남 공천 휘두르나

▲ 국민의힘 이정현 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3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서울 여의도에서 이유를 묻는 연합뉴스 기자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우샨카'식 모자를 쓴 이 전 위원장이 목격된 곳은 서울 여의도 파라곤 오피스텔 앞으로 국회와는 도보로 5분 정도의 거리다. <연합뉴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과 관련해 많은 논의 끝에 현 도지사를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접수를 해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은 충북에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그리고 이 결단은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정치가 아니라 미래 정치를 향한 공천 혁신을 앞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일 전 사퇴했던 이 공관위원장이 전날 공관위원장으로 이틀 만에 복귀한 이후 첫 행보로 현직 광역단체장 컷오프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사퇴 소동’을 통해 얻은 정치적 동력을 바탕으로 ‘혁신 공천’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도 이 위원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경전을 벌이던 도중 갑자기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잠적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전날인 15일 공보실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어제 저녁 당 대표께서 공천혁신을 완수해 달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인 저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하듯이 지금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과 충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이 복귀하면서 공천 혁신의 방향을 두고 당 안팎에서 여러 우려가 나온다. 이 위원장의 혁신 공천의 방향이 외연 확장이라기보다는 현 당 체제의 선명성을 높이는 방향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에 ‘컷오프’된 김영환 충북지사는 국민의힘의 ‘적자’가 아니라는 평가가 있다. 김 지사는 연세대 학생운동권 출신에다가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고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4선 국회의원을 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현재 충북지사 출마 후보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윤갑근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 위원장이 대안으로 그를 택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윤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 변호인단을 이끌어오신 윤갑근 변호사님이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며 “선고 다음날 접견에서 대통령께서 윤갑근 변호사님에게 충북도지사 출마하시라고, 나가서 싸워서 이기시라고, 더 이상 적임자가 어디 있냐 하셨다”고 밝혔다. 

충북에 이어 더욱 주목할 대목은 대구·경북(TK)에서의 혁신 공천의 방향이다. 이 위원장은 애초에 TK 지역에서 현역 중진들을 컷오프시키려 하다가 공관위원들과 사이가 틀어져 사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정현 위원장 그만둘 때도 대구 시장 문제 가지고 공관위원들 하고 충돌이 있었다”며 “이정현 위원장은 중진 컷오프, 그러면 주호영, 추경호, 윤재옥 의원들 다 아웃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대구시장 선거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다선 중진들인 주호영(6선), 윤재옥(4선), 추경호(3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경선에서 제외시킨다는 것인데 이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공천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의 지원사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정현 위원장이 말하는 혁신 공천은 현 지도부 체제의 강화를 위한 것이 되는 셈이다. 심지어 이정현 위원장이 고성국씨의 ‘조종’을 받고 있다는 말까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우리가 듣기로는 이정현 위원장을 고성국 유튜버가 추천을 했고 고성국 씨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손 잡고 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니까 그 주문에 따라서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리우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에 힘을 실어주려했다가 공관위원들의 반발을 샀다는 전언도 있다. 
 
국힘 공관위원장 '복귀한' 이정현 충북지사 컷오프, 공천 '전기충격기' 들고 영남 공천 휘두르나

▲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당 공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야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는 이제 이 위원장의 ‘결단’만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도 인적 청산, 혁신 선거대책위원회의 등을 요구하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오 시장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한 이는 3명인데 ‘윤석열과의 절연’을 등을 주장하던 윤희숙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제외하면 두 명이 남는다. 

우선 친한동훈계 배현진 의원을 당 윤리위에 직접 제소한 이상규 전 국민의힘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이 있다. 그는 9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를 두고 “하루에 얘기하는 90%는 동의할 만한 게 있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이승현 인팩코리아 대표인데 그는 사실상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