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포모'에 서울 성북 집값 상반기 8% 껑충, 길음뉴타운 국민평형 20억 바라봐

▲ 롯데캐슬클라시아. 지하철역은 길음역이 가깝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성북구 물건을 강북구에서 물어보시네요. 래미안은 성북. 도로 건너 여기는 센트레빌은 강북.”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적 ‘핫플’로 꼽히는 성북구 아파트값의 실거래가 상단은 길음뉴타운의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가 차지했다.

생활권이 같고 불과 2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강북구 송천 센트레빌도 올해 강북구 실거래가 최상단에 자리잡았다.

서울의 두 자치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군이 한 곳에 모여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가 미아사거리역 근방의 길음뉴타운 대장 아파트들을 돌아보며 분위기를 살펴봤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성북구였다. 매매가격지수는 6개월 동안 8.27% 오르며 서울 전체 상승률(5.11%)을 웃돌았다.

성북구는 역대급 상승세를 보인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다. 성북구의 2025년 연간 상승률은 3.62%로 서울 전체(8.71%)를 밑돌았다. 
 
실수요자 '포모'에 서울 성북 집값 상반기 8% 껑충, 길음뉴타운 국민평형 20억 바라봐

▲ 상반기 서울 25개 자치구 상승률. 한국부동산원 자료 토대로 제미나이로 생성.

이렇게 지난해와 올해 흐름이 뒤집힌 이유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줄어든 점이 꼽힌다. 갭투자가 줄어 전세시장이 얼어붙으며 실수요 중심 매수세가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몰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북구 실거래가 상단의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모두 투자보다 실수요가 앞설 수 있는 ‘역세권 신축 대단지’다.

롯데캐슬클라시아는 최고 37층, 19개동, 2029세대 단지로 2022년 1월에 준공됐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최고 39층, 24개동, 2352세대 규모로 2019년 11월에 준공됐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 A씨는 “역세권인데 이마트랑 와이스퀘어, 백화점 등 상권도 잘 돼 있고 동북선 개설도 계획돼 있다”며 “최근 시장이 얼어붙어서 거래는 많이 끊겼지만 가격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 ‘대장 아파트’에는 두 단지 모두가 오르내린다. 3년이란 연식차이에도 맞붙은 두 단지의 입지가 비슷한 만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값이 오르고 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15억 원을 먼저 찍은 것은 2024년 7월 롯데캐슬클라시아(84.76㎡, 15억 원)다. 다만 전용면적 59㎡ 기준 15억 원은 올해 2월 래미안길음센터피스(59.99㎡, 15억4천만 원)가 먼저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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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캐슬클라시아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뚜벅이’ 직장인 관점에서 보면 두 단지의 차이는 지하철 접근성이 꼽힌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는 미아사거리역 4번 출구로 나와 우측 평지로 약 1분 정도면 접근 가능했지만 롯데캐슬클라시아는 길음역 8번 출구에서 단지 쪽문까지 오르막으로 2분 정도 걸어야했다.

롯데캐슬클라시아 자체도 래미안길음센터피스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롯데캐슬이 훨씬 새 단지로 세련되지만 단지 내 고저차가 래미안보다 심한 점도 있어 젊은 층에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일대 교통망을 바꿀 동북선이 길음역이 아닌 미아사거리역만 지나도록 계획돼 있다는 점도 두 단지를 가르는 차이로 보였다. 동북선은 노원구 상계역과 성동구 왕십리역을 잇는 도시철도로 2027년 11월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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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숭인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왼쪽이 성북구의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오른쪽이 강북구의 송천센트레빌이다. 송천 센트레빌은 5개동, 376세대의 소규모 단지로 2010년 준공됐다. 뒤쪽으로는 미아동부센트레빌이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래미안길음센터피스가 들어서기 전에는 송천센트레빌이 대장아파트였다는 말을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흥미로운 사실은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2차선 도로인 숭인로를 하나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미아 송천 센트레빌이 '강북구' 대장 아파트군에 속한다는 점이었다.

이날 기준 올해 성북구에서 가장 많은 돈이 오간 거래는 송천센트레빌 전용면적 114.47㎡(43평, 143㎡) 13층 매물이 12억7천만 원에 3월에 매매된 사례였다. 

‘국민평형’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봐도 송천센트레빌은 5월30일에 12억2500만 원에 사고팔리며 강북구 상위권에 위치했다. 전용면적 84㎡ 기준 송천센트레빌보다 비싸게 거래된 사례는 미아동부센트레빌(12억3천만 원) 뿐이었는데, 미아동부센트레빌은 송천센트레빌과 붙어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미아사거리역 일대 입지 가치를 높이는 ‘영훈학군’ 변수도 큰 것으로 여겨진다.

영훈초·중·고는 길음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사립학교군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해 있다. 영훈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씨가 나온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영훈초등학교는 아무래도 선호도가 높은 곳인데다 성북구에는 다른 사립이 몇 개가 있다”며 “사립에 가게 되면 아무래도 부모들이 어떻게든 전세를 구해서 오려는 분위기다 보니 대장 아파트인 이 일대로 몰리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래는 드물어졌지만 가격 자체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아직 신고되진 않았으나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84㎡가 20억 원에 거래됐다는 소식도 흘러 나온다.

6월 한 달 간의 실거래를 살펴보면 5일 18억5천만 원(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98㎡), 25일 18억8천만 원(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76㎡), 26일 18억7천만 원(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76㎡)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실수요자 '포모'에 서울 성북 집값 상반기 8% 껑충, 길음뉴타운 국민평형 20억 바라봐

▲ 동북선 공사가 한창이었다. 길 건너로 보이는 고층 단지가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비즈니스포스트>

분위기가 여전히 뜨거운 셈이지만 향후 호재는 조금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미아사거리역 일대 개발이 끝난 가운데 동북선 호재가 선반영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만큼 인근의 미아와 장위 재개발 분양 등이 이 지역 시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 “동북선 개통에 따른 호재는 이미 선반영된 분위기고 길음 쪽 개발은 사실상 거의 다 끝났다고 봐야 한다”며 “이제 지켜봐야할 것은 북쪽의 미아랑 동쪽의 장위 재개발 진행 상황이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