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중국 허난성 쑤창 시내가 태풍 돌핀의 영향에 침수돼 있다. <연합뉴스>
엘니뇨는 발생한 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내년 태풍은 한층 더 잦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16일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태풍 발생은 예년과 확연히 다르게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각) 영국 민간 기상예보기관 '트로피컬 스톰 리스크' 발표를 인용해 올해 북서태평양 일대 태풍 발생 빈도는 지난 10년간 평균치 대비 60%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0년 동안 연간 태풍 발생 빈도는 14.2건인데 올해는 20건이 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처럼 많은 태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슈퍼 엘니뇨' 때문으로 분석된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역 수온이 1991~2020년 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아진 상태를 5개월 이상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세계기상기구(WMO) 등 기상 기관들은 수온이 2도 이상 높아진 상태가 유지되면 이를 슈퍼 엘니뇨로 분류하는데 올해 수온은 4도 이상 높아졌다. 이는 2015~2016년 엘니뇨 기간 동안 관측된 역사상 최고 수온 상승 기록인 2.75도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트로피컬 스톰 리스크의 아담 레아 매니저는 보고서를 통해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했고 여름과 가을에 걸쳐 더 강화될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며 "이는 태풍 시즌에 강력한 강화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서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서 10일 중국 동해안에는 카테고리 5등급 태풍 '돌핀'이 상륙해 10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이 대피했다. 현재 태풍 등급은 1~5급까지 분류하고 있는데 5가 가장 높은 등급이다.
중국은 앞서 지난달에도 5등급 태풍 바비가 동해안에 상륙해 약 200만 명이 대피했다. 규모가 워낙 컸던 탓에 수도 베이징도 영향권에 들었고 베이징 내에서만 약 10만 명이 대피했다.
프랑스 국토 면적보다도 크기가 컸던 바비는 진행 경로에 있던 일본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등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 지난달 촬영된 태풍 바비의 위성사진. 왼쪽 상단에 위치한 대만섬 전체보다 거대한 모습인 것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통상적으로 일본에 상륙하는 태풍은 자국 서해안에서 상륙한 뒤 동해안(태평양)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찬홈은 반대로 도쿄 방향에서 상륙한 뒤 혼슈를 서쪽으로 그대로 관통했다.
통상적이라면 혼슈 북쪽으로 꺾이는 경로를 따라야 했으나 일본 열도 북쪽에 형성된 고기압에 가로막혀 북상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일본 도치기현에서만 3천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도쿄전력 관할 지역에서만 약 7600가구가 정전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쿄 하네다 공항과 나리타 공항에서는 11일 당일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돼 약 1만1천 명의 발이 묶였다.
가장 큰 피해를 겪은 이바라키현에서는 부상자가 3명 나왔다. 이바라키현에서 태풍 피해자가 나온 것은 1951년 일본 기상청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찬홈은 혼슈를 관통하는 과정에서 소멸했으나 그 영향에 13일부터 한국 강원도와 부산에 비가 내렸다.
16일 기준으로 아직 진행되고 있는 태풍 낭카, 사우델, 나라까지 합치면 올해 태풍 시즌 동안 발생한 태풍만 19건이다.
다만 이는 트로피컬 스톰 리스크 예측과는 따로 두고 봐야 한다. 서양 기상 기관과 동양 기상 기관은 태풍을 분류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 기상 기관은 열대성 저기압이 최대 풍속 33m/s 이상을 기록했을 때 태풍으로 분류한다. 반면 한국과 일본 기상청 등은 열대성 저기압의 중심 최대 풍속이 17m/s만 넘어도 태풍으로 본다.
이 때문에 한국 기상청 집계 자료를 보면 2014~2025년 기간 동안 태풍 발생 건수는 연평균 25건으로 트로피컬 스톰 리스크의 집계치인 14.2건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트로피컬 스톰 리스크의 기준을 적용했을 때 16일 기준 올해 들어 발생한 태풍 건수는 9건이다.
태풍 시즌은 공식 종료일은 없으나 통상적으로 10월까지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건을 넘거나 근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엘니뇨는 발생 다음 해에 그 영향력이 절정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내년 태풍 시즌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태풍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화 중국 국가해양환경예보센터 수석 엘니뇨 예보관은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가장 극단적인 엘니뇨의 악영향은 보통 발생 처음 나타난 다음 해에 발생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관찰된 초기 영향은 이미 매우 파괴적인 잠재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