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크림과 무신사가 리셀 시장을 넘어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에서 다른 전략으로 힘겨루기에 나서 업계 이목을 끈다.

크림은 거래 품목 확대를 통해 시장 자체를 키우는 전략을 택한 반면 무신사유즈드는 오프라인 접점을 늘려 패션 중심의 거래 활성화에 집중하고 나서면서다.
 
크림 '상품군 확대' vs 무신사유즈드 '오프라인 입점', 중고거래 시장 활로 찾기 다른 행보

▲ 크림은 2020년 한정판 운동화 리셀 서비스로 출발했다. 2025년 8월부터 앱 내에 '중고' 탭을 신설하며  일반 중고거래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크림>


16일 리커머스 업계 상황을 종합하면 무신사와 크림이 리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이후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리셀'은 한정판 운동화나 명품처럼 한정 수량으로 출시돼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웃돈을 붙여 거래하는 시장을 가리킨다. 반면 리커머스는 사용한 상품을 다시 거래하는 시장으로 '중고 거래'로 잘 알려져 있다. 일반 의류부터 명품,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

두 회사는 최근 리셀 시장을 넘어 리커머스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며 중고 거래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시장을 확대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크림은 거래 가능한 상품군을 늘리는 방식으로 리커머스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크림은 2020년 한정판 운동화 리셀 서비스로 출발했지만 이후 거래 품목을 꾸준히 넓혀왔다. 공연 티켓과 피규어, 트레이딩카드 등을 추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고거래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2024년 8월 자회사 팹이 운영하는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를 통해 중고 명품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25년 8월에는 앱 내에 '중고' 탭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한정판 리셀 중심 사업에서 일반 중고거래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 크림은 명품을 비롯해 의류·잡화, 시계, 주얼리, 전자기기 등의 중고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중고 전자기기를 다루는 '리퍼비스 서비스'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하고 있다.

특정 품목에 집중했던 리셀 플랫폼에서 벗어나 다양한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종합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림과 달리 무신사는 상품군 확대보다 오프라인 접점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무신사는 2020년 한정판 신발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선보이며 리셀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2025년 8월 중고 의류 거래 서비스 '무신사유즈드'를 출시하며 리커머스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서울 은평구 롯데몰 은평점 내 무신사 매장에 무신사유즈드의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이용자가 직접 상품 상태를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온라인 중고 거래의 한계로 꼽히는 품질과 신뢰도 문제를 보완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무신사 매장 안에 유즈드 상품을 입점시킨 점도 눈에 띈다. 별도 플랫폼을 구축하기보다 기존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이 확보한 고객 유입 효과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중고 거래 수요를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무신사유즈드 매장이 문을 연 직후 4일간 중고 품목의 판매량은 2300건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무신사 매장의 전체 판매량이 1만600건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된 상품 5개 가운데 1개 이상이 중고 상품이었던 셈이다. 기존 무신사 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중고 상품 구매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접점 확대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크림 '상품군 확대' vs 무신사유즈드 '오프라인 입점', 중고거래 시장 활로 찾기 다른 행보

▲ 무신사는 올해 4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롯데몰에 '무신사 아울렛 앤 유즈드' 매장을 선보였다. 2026년 3월9일 방문객이 해당 매장 앞에 몰려있다. <무신사>


두 회사는 각자의 강점을 활용해 리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림이 거래 가능한 상품군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면 무신사는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해 패션 중심의 중고 거래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리커머스 시장의 잠재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해당 사업의 수익성 확보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두 회사는 앞선 리셀 사업에서도 모두 안정적인 수익성을 거두지 못했다.

크림은 2021년 이후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재무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크림의 2025년 자본총계는 –1765억 원에 달한다.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음수로 전환된 것으로 적자가 누적돼 기업의 자기자본이 소진된 상황을 가리킨다. 

크림은 영업손실로 2021년 595억 원, 2022년 861억 원, 2023년 408억 원, 2024년 88억 원, 2025년 81억 원을 기록했다. 

무신사 역시 이미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는 자회사 에스엘디티(SLDT)를 2021년 5월 분사했지만 이후 3년 동안 누적 순손실 873억 원을 기록한 탓에 결국 분사 4년 만인 2025년 3월 에스엘디티를 본사에 다시 흡수합병했다.

리셀 사업은 정품 검수와 상품 보관, 물류 운영 등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크림 관계자는 "정밀 검수 품질 유지와 서비스 고도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며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반영해 지속 가능한 플랫폼 운영과 신뢰도 높은 거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수수료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커머스 사업이 리셀 사업보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로 무신사유즈드는 거래 중개를 넘어 신뢰도를 보장하는 'C2B2C(개인 사이 거래의 중간에 플랫폼이 낀 것)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이용자가 판매를 신청하면 무신사가 상품 수거와 검수, 상품 등록, 고객 응대, 판매까지 전 과정을 맡는 것이다. 

다만 한정판 운동화나 명품은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에 거래되는 반면 일반 중고 의류는 거래 금액이 수만 원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중고 패션 플랫폼 차란에 따르면 판매 상품의 평균 구매 가격은 2만7600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거래 금액은 낮아지는데 고정비용은 유지되는 만큼 플랫폼 입장에서는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신사 관계자는 "롯데몰 은평점에 국내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중고 패션 서비스를 공개하며 '무신사유즈드'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앞으로도 편리한 위탁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이득이 되는 중고 패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