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한과 정상회담서 비핵화 언급 없어, 외신 "동북아 안정 중시" 분석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6년 6월8일 북한 평양시 평양체육관에서 공연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놓고 동북아시아 안정을 중시한 행보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10일 AP통신은 시 주석이 지난 8~9일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은 점이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2019년 10월에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회담이 결렬되기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설득했는데 이번에는 이와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톈진외국어대학교 지역학연구소장 정지용 교수는 AP통신에 정 교수는 "중국 정부는 민감한 문제인 북한 비핵화보다 한반도 정세 안정에 최근 주력하고 있다"며 "비핵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전략이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동북아시아 안보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붕괴되면 중국에 난민들이 몰려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국제관계에서 민감한 비핵화 의제를 건드리지 않는 대신 북한이 안정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북한 국가 정체성에 필수적인 부분으로 강조한다고 바라봤다.

김 위원장은 2012년 4월 헌법을 개정하면서 서문에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내용을 넣었고 2023년 9월에는 '핵무기 발전 고도화'를 법제화했다. 

지난 4일 김 위원장은 전날 새로 만든 핵무기 원료 생산 시설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앞으로 핵무력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AP통신은 "시 주석의 비핵화 관련 침묵은 북한의 핵개발이 너무 빠르게 발전했다고 인정한 것이다"라며 "또한 외교적으로 북한에게 핵무기를 포기하게끔 설득하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판단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북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AP통신에 "중국은 북한을 자국의 영향권 안에 유지해 미국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싶어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성현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재단 선임연구원도 "시 주석이 북핵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전략"이라며 "중국의 입지를 향후 북한 관련 국제 협상에서 필수적이고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자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