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포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방한 기간 동안 황 CEO의 행보는 국내 증시의 주요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방한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의 만남 이후 관련주가 크게 주목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새로운 '깐부주'를 찾으려는 시장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 (오른쪽부터)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에서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황 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이른바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한 만큼 네이버와 LG전자, SK텔레콤 등이 제2의 깐부주 후보로 꼽힌다.
9일 네이버 주식은 전날보다 7.89% 내린 약 25만7천 원에 정규거래를 마쳤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됐으나, 지난달 28일 종가 20만5천 원과 비교하면 25.4%가량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달 29일 황 CEO가 이해진 의장을 만나 피지컬AI 협력을 강화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LG전자와 SK텔레콤 등 LG·SK그룹주도 황 CEO와 그룹 총수들의 만남을 계기로 강세를 기록했다.
LG전자와 SK텔레콤 주가 역시 지난달 28일과 비교하면 이날 정규거래 종가 기준 각각 9.98%와 11.56%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1.0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황 CEO 관련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주요 동력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황 CEO의 깐부회동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가 크게 오른 점이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지난해 10월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과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주 주가는 연말까지 각각 15.2%와 11.9% 올랐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깐부회동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S, 현대차, 로봇 관련주가 차례로 움직였다"며 "한국 기업이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서 고객이자 공급자, 그리고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시장이 주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한에서 황 CEO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들을 찾아 AI 분야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
황 CEO는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재계 총수들과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가져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8일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이버는 이번 삼소회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해진 의장은 식사를 마친 뒤 네이버페이의 결제 서비스 '페이스사인'으로 결제를 진행하며 자사 결제 서비스를 홍보했다.
8일에는 황 CEO가 경기 성남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 이해진 의장과 함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네이버와 기가와트(GW)급 글로벌 AI 팩토리를 공동으로 구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의 공시에 따르면 2027년 상반기 55MW(메가와트)를 시작으로 2027년 100MW, 2028년 200MW, 추후 1GW까지 확장 가능한 AI 팩토리 건설 계획을 세웠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전망"이라며 "AI 팩토리의 현재가치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약 19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DS투자증권은 이날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30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SK텔레콤도 AI 팩토리 관련 수혜주로 부각됐다.
SK텔레콤도 엔비디아·네이버와 AI 팩토리를 공동 구축에 참여하기로 한 영향이다.
SK텔레콤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풀스택 AI 팩토리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풀스택 AI 팩토리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운영 관리까지 모든 AI 인프라 요소를 통합한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의미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네이버는 향후 네이버 클라우드를 활용해 B2B AI 시장에서 국내외 AI 전환(AX) 사업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이번 AI 팩토리 사업을 통해 AI 인프라 운영사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도 엔비디아와 피지컬AI 분야 협업 확대가 예상된다.
황 CEO는 8일 LG트윈타워를 방문해 엔비디아의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 생태계를 바탕으로 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황 CEO는 "LG와 우리의 파트너십은 계속 확대되고 있고, 매우 훌륭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는 로보틱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두언 연구원은 "지난해 1차 깐부회동이 AI 팩토리와 반도체 중심의 이벤트였다면, 이번 2차 회동은 피지컬AI와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이벤트"라며 "AI가 데이터센터 안에만 머물던 시대를 지나, 공장·자동차·로봇·가전·물류·클라우드로 내려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