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기 체제’의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실적이 감소했지만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13%를 넘어서는 등 시장의 주주환원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성과를 냈다. 
 
우리금융 CET1 13.6%로 껑충, 임종룡 주주환원 자신감 안고 '비은행 강화' 가속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기 체제'의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리금융지주>


임 회장은 자본적정성 과제를 해소하며 수익구조를 비이자이익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확보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13.6%으로 전 분기 대비 70 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하나금융은 28bp, KB금융은 16bp, 신한금융은 14bp 등 각각 2025년 4분기보다 낮아졌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4위였던 우리금융은 단숨에 보통주자본비율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1분기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63%와 13.19%, 13.09%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1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과 바젤Ⅲ 경과규정 도입 등으로 자본관리 부담이 커지며 금융지주 전반의 자본비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오히려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며 자본관리 역량을 입증한 셈이다. 

곽성민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했으며 13%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자본 여력 확충으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성장 기반이 강화되고 이익 창출력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날 증권과 보험 등 자회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어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우리투자증권에는 약 1조 원 규모의 증자를 단행해 자본총액을 2조2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자본 규모 기준 업계 11위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은 자기자본 규모가 사업 확장성과 수익 창출력에 직결되는 만큼 자본 확대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의 모험자본 공급 역량을 강화해 생산적 금융 추진에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동양생명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완전자회사화를 진행한다. 중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동양생명의 이익을 그룹 내 온전히 반영하고 향후 ABL생명과 합병을 통해 보험 부문의 시너지 확대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은 1기 체제에서 내실 경영에 무게를 두며 기초 체력 강화에 집중해 왔다. 특히 우리은행의 순이익 확대보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주력하며 자산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았다. 

이 같은 전략이 실질 성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한 번 우리금융 주주환원 정책으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4대 금융 가운데 처음으로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감액 배당을 도입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 12.5% 조기 달성과 올해 1분기 13.0% 구간까지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애초 2027년을 목표로 제시됐던 중장기 로드맵이 예상보다 빠르게 앞당겨진 셈이다. 

이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지난해 약 1조1500억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주주환원을 실행했고 총주주환원율도 36.6%까지 올라섰다. 
 
우리금융 CET1 13.6%로 껑충, 임종룡 주주환원 자신감 안고 '비은행 강화' 가속

▲ 우리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 1조 원 증자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한다.


올해는 13.0% 구간에 올라선 만큼 주주환원 확대를 기대하는 시장의 시각은 과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임 회장이 2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 2.0)’에 따르면 이번 보통주자본비율 13.0% 달성을 기점으로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 기준) 603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비이자이익은 약진했다. 비이자이익은 1분기 454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었다.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5년 1분기 8.8%에서 올해 1분기 23.5%로 확대됐다. 

임 회장이 올해 경영 목표로 세워뒀던 비은행 부문 손익 비중 20%도 이미 달성한 셈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을 내비치면서도 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 기여가 본격화되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하반기부터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