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이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조선업을 넘어 인공지능(AI) 밸류체인 테마로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역시 최근 주가 단기 급등에도 HD현대중공업의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바라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데이터센터' 테마주, '힘센엔진' 타고 시총 100조 노린다

▲ 4월 HD현대중공업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국내 증시를 살펴보면 이달 들어 HD현대중공업이 국내 주요 조선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HD현대중공업은 전날과 같은 64만1천 원에 정규거래를 마쳤다. 4월1일 대비 주가수익률은 41.97%로, HD한국조선해양(23.76%) 삼성중공업(25.93%), 한화오션(5.83%) 등 경쟁 조선주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날 장중 65만6천 원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전날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에너지 인프라개발업체 에이페리온에너지그룹(AEG)과 6271억 원 규모의 엔진 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계약 규모는 684메가와트(MW)로,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발전용 엔진 계약 가운데 최대 규모다.

공급 제품은 20MW급 대용량 중속엔진 ‘힘센(HiMSEN)’ 시리즈의 ‘H54GV 가스엔진’이다.

이번 계약은 중소형 가스터빈과 중속엔진의 결합을 통한 전력 공급 방식이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른 대형 가스터빈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혁명 속도가 빨라져 가스 발전에 활용되는 대형 가스터빈 수요가 크게 늘면서 주력 업체인 GE버노바·미쓰비시중공업·지멘스에너지 등의 공급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가스터빈 업체들의 공급 병목이 지속된다면 중속엔진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중소형 가스터빈과 중소엔진 결합의 수요는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핀란드 해양장비제조업체인 바르질라 역시 16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412MW 규모의 중속엔진 공급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중공업은 그 뒤를 이어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국내 엔진 제조사 가운데서는 처음이다.

증권가는 데이터센터용 발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며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생산 증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의 2030년 중속엔진 제작 능력의 약 23%가 이번 수주에 할애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은 데이터센터용 발전 수요 확대에 따라 중속엔진 생산 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도 '데이터센터' 테마주, '힘센엔진' 타고 시총 100조 노린다

▲ HD현대중공업의 육상 발전용 힘센엔진(HiMSEN). < HD현대중공업 >


앞서 수주를 따낸 바르질라도 증설을 결정한 바 있다.

강 연구원은 “바르질라는 최근 1억4천만 유로를 투자해, 2028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35% 늘리기로 했다”며 “이는 앞으로 늘어날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비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설치 용량은 2030년까지 200기가와트(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5년보다 약 94.2% 늘어나는 것이다.

양 연구원도 “HD현대중공업은 이번에 데이터센터로의 실적까지 확보하며 수혜 기업으로 부상했다”며 “향후 엔진 부문 증설 시 육상 발전 엔진 수요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주가 상승에 따라 시가총액 100조 원 돌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HD현대중공업 목표주가를 기존 73만 원에서 91만 원으로 24.7% 상향하고, 조선업종 최선호 종목으로 꼽았다.

강 연구원은 “시가총액 100조 원을 향한 열쇠는 엔진”이라며 “중속엔진 시설 증설 여부에 따라 2028년 실적 추정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날 HD현대중공업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7조2801억 원이다. 주가가 91만 원에 도달할 경우 시가총액은 약 95조5천억 원으로 100조 원을 눈앞에 두게 된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