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뒤 '테슬라와 합병 불가피' 평가, 투자 재원 확보와 자원 효율화에 장점

▲ 테슬라의 사업 구조 변화와 투자 재원, 일론 머스크 CEO의 역량과 투자자 성향 등을 고려하면 스페이스X와 합병은 합리적 결말로 볼 수 있다는 외신 평가가 나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CEO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테슬라와 합병을 추진하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테슬라의 사업 구조가 스페이스X와 갈수록 유사해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설비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자원 분배에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논평을 내고 “스페이스X와 테슬라 주주들은 결국 일론 머스크를 바라보고 투자한다”며 “두 기업의 통합은 합리적 결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6월 중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유치한 대규모 자금을 우주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의 사업 구조도 갈수록 스페이스X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테슬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사업과 관련한 내용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옵티머스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 계획이 주로 언급되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일론 머스크 CEO는 “테슬라는 인공지능 학습과 소프트웨어, 반도체 설계와 배터리 기술을 비롯한 핵심 기술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특히 옵티머스 로봇은 테슬라의 가장 중요한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전기차 생산라인 일부를 해체하고 인공지능 로봇 제조설비로 대체하겠다는 계획도 재확인하며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기차는 여전히 테슬라의 중요한 현금 창출원이지만 올해 설비 투자 금액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올해 로봇과 반도체 생산 공장을 포함한 설비 투자에만 250억 달러(약 37조 원)를 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내놓았던 예상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1분기 테슬라의 잉여현금흐름은 14억 달러(약 2조1천억 원), 영업현금흐름은 40억 달러(약 5조9천억 원) 정도에 그쳤다.

현재의 사업 구조로는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 상장 뒤 '테슬라와 합병 불가피' 평가, 투자 재원 확보와 자원 효율화에 장점

▲ 테슬라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주차장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반면 스페이스X는 6월 상장으로 최대 750억 달러(약 111조 원)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가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테라팹’ 구축 프로젝트를 스페이스X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점도 이러한 자금 여력을 고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머스크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는 30억 달러(약 4조4천억 원) 정도를 들여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스페이스X가 반도체 양산체계 구축에 초기 투자를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팹 프로젝트에 스페이스X의 자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페이스X 상장 뒤 일론 머스크가 두 기업의 경영을 모두 총괄해야 한다는 점도 합병이 현실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인 이유라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 합병했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테슬라 역시 전기차 제조사보다 인공지능 전문 기업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스페이스X와 합병은 연구개발 인력이나 기술 투자 비용을 비롯한 자원을 효율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테슬라 주주들이 이미 일론 머스크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했던 만큼 스페이스X 주주들도 상장 뒤 유사한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더구나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주들이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결국 일론 머스크의 존재 때문인 만큼 두 기업의 합병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관측도 제시됐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로봇, 우주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은 아직 시장에서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기술 경쟁력도 다소 불투명하다.

그러나 테슬라 주가는 미래 성장성에 투자자들의 기대감과 일론 머스크에 대한 신뢰를 반영해 실적 대비 상당히 고평가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여러 프로젝트는 매우 야심차고 실현되기 어렵지만 결국 기술적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난제를 해결하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