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이 ‘잘 나가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고민거리로 안는 역설적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DL이앤씨의 아크로는 재단장 이후 업계 최상위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다만 시공사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한 대형 사업지 상대원2구역처럼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의 자기잠식 효과도 드러나 향후 브랜드 전략이 시험대에 올랐다.
 
DL이앤씨 상대원2구역 시공사 지위 안갯속, 박상신 '잘 나가는' 아크로 딜레마 안아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이 하이엔트 브랜드 아크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10일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오는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및 이사 해임 안건을 다룬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현재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반대 세력으로 갈라서 각기 유튜브 등을 통해 여론전도 벌이고 있다.

DL이앤씨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여부를 두고 조합이 벌인 갈등이 내홍으로 번졌다. 조합은 그동안 단지에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지만 DL이앤씨는 불가 방침을 전달했다.

조합은 결국 시공사 교체로 가닥을 잡았고 지난 7일에는 대의원회를 열어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대부분 이주가 이뤄졌고 착공을 앞둔 상황에서 시공사 교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조합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며 집행부 해임 요구까지 이어진 것이다.

DL이앤씨가 대형 사업지 착공 즈음에 불확실성을 맞닥뜨린 것이다.

상대원 2구역 재개발 사업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에 높이 최고 29층, 43개동, 4885세대 규모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규모는 2021년 DL이앤씨가 체결한 도급계약 기준 9848억 원이다.

GS건설의 수주 의지도 만만찮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GS건설은 조합이 공사비 조정 제안은 물론 향후 DL이앤씨에 지불해야 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200억 원 내에서 부담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가 되려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의 경쟁력을 깎는 이른바 ‘자기잠식(카니발리제이션)’ 효과가 드러난 셈이다.
 
아크로는 건설사가 앞다퉈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고 차별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높은 이름값을 자랑한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의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는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서울 반포의 ‘아크로리버파크’와 성수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이 주요 단지로 꼽힌다.

다만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의 경쟁력은 건설업계 내 DL이앤씨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DL이앤씨 상대원2구역 시공사 지위 안갯속, 박상신 '잘 나가는' 아크로 딜레마 안아

▲ 상대원2구역은 이주가 대부분 완료돼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었다. <성남시>


지난해 부동산R114 조사 기준 ‘e편한세상’은 전체에서 8위를 기록했다. DL이앤씨가 시공능력평가 기준 4위의 대형 건설사인 데다 아크로가 최상급 브랜드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도차가 극명하다고 볼 수 잇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은 결국 향후 브랜드 전략을 두고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 시장이 올해 많게는 80조 원 가량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아크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수주 잔고를 쌓으려면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의 경쟁력도 높게 올라와야 해서다. 

박 대표는 특히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주택 전문가로 2019년에는 아크로의 첫 재단장을 이끌었다.

DL이앤씨는 현재 상대원 2구역 시공사 지위를 확보해 둔 만큼 시공사 교체가 이뤄지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경쟁입찰은 아니지만 조합이 GS건설과 사업 조거능ㄹ 비교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조합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시공사에서 해지되면 법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임시총회에서 조합 집행부 해임 안건이 가결되면 DL이앤씨가 시공사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요 현안으로는 시공사 변경에 따른 공사 지연이 떠오르고 있다. 임시 총회에서 해임 대상이 된 조합 집행부는 법적 소송 위험에도 빠른 착공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은 시공사가 교체되면 빠른 착공은 힘들다고 본다.

도시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조합 사무실과 직원 월급에 이르기까지 조합 운영비용은 공짜가 아니고 모두 조합원 분담금으로 나간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느 쪽으로든 빨리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