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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화웨이는 중국의 삼성전자라고 불린다.
통신장비업체로 출발한 화웨이는 스마트폰사업으로 확장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중국의 대표적 IT기업이다.
런정페이 회장은 1987년 화웨이를 창업했다. 처음에 통신장비 대리상으로 시작해 점차 전화교환기 등 통신설비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지금은 170여개 국가에 통신 인프라를 공급하는 글로벌 업체로 성장했다. 통신장비분야에서 스웨덴 기업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있다. 미국정부의 견제를 받을 정도다.
직원 수는 15만 명에 이른다. 세계 곳곳에 연구개발센터를 두고 있다. 화웨이는 2010년 스마트폰사업에도 뛰어들어 지난해에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를 정도로 고속성장했다.
화웨이는 동물로 상징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어냈다. 늑대처럼 생존하고 거북이처럼 목표에 집중하며 코브라처럼 끊임없이 조직을 움직인다. 순환 CEO 제도로 상징되는 집단지성방식으로 경영해 지금의 화웨이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 미국의 견제를 받을 정도로 성장한 통신장비사업
화웨이는 유무선 통신장비에서부터 통신 솔루션과 단말기까지 통신에 관한 모든 제품을 취급한다. 지금은 모바일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통신장비분야에서 스웨덴 기업 에릭슨에 이어 세계 2위다. 통신사와 기업 유무선망 구축, 통신 솔루션 개발 등 통신 전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통신 인프라가 낙후된 러시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2005년 유럽에 진출했다.
처음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으나 점차 기술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면서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그 덕분에 지난해 매출 395억 달러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LTE보다 1천 배 빠른 다음 통신인 5G 개발에 나서고 있다. 통신장비 업체들 가운데 5G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화웨이는 초당 10기가바이트 전송이 가능한 5G 기술을 2020년까지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산치 리 화웨이 캐리어 네트워크 비즈니스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앞으로 5년 동안 5G 개발에 6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비용절감, 대역폭의 효율성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장비 부문의 눈부신 성장세는 서방국가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 서방국가들은 통신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들어 화웨이의 장비도입을 차단하는 등 화웨이를 견제하고 있다.
화웨이는 견제가 심해지자 미국 진출을 접어두고 러시아 등 미국의 입김이 덜 닿는 시장으로 통신장비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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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 3년 만에 스마트폰 세계3위로 도약
화웨이는 2010년부터 화웨이 브랜드를 단 스마트폰사업을 시작했다.
화웨이는 통신사업자들로부터 3G폰 제작 요청을 받아 화이트라벨 공급자로서 휴대폰을 제작해 왔다. 그러다 2010년부터 화웨이의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화웨이는 1천 위안~5천 위안 대의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저가 스마트폰인 아너3C 시리즈가 인기를 얻었는데 최근에 어센드P7 같은 프리미엄 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사업 진출 뒤 3년 만인 지난해 경쟁자인 샤오미와 레노버 등을 제치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뒤를 이어 세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시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수요가 넓어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화웨이에게 신천지나 마찬가지다.
화웨이가 통신장비 제조업체로서 이동통신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올해 3분기 화웨이는 중국업체인 샤오미에 세계 스마트폰시장 3위 자리를 내줬다.
이는 화웨이가 전략적 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웨인은 그동안 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왔는데 이제 프리미엄폰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화웨이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면 중고가제품이 2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할 때 162%나 증가한 것이다.
샤오양 화웨이 부사장은 "올해 3분기 글로벌 고객들에게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급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며 "4분기에도 중고가 스마트폰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늑대, 거북이, 코브라에 담긴 화웨이의 기업문화
화웨이가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 화웨이만의 기업문화가 작용했다.
화웨이는 그들만의 독특한 철학이 담긴 동물을 기업문화로 상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늑대, 거북이, 코브라의 특성을 반영한 문화다.
먼저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늑대문화다. 화웨이가 늑대군단이라고 일컬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늑대문화란 생존과 관련된다. 늑대는 후각이 민감하다.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놀라운 적응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늑대가 예민한 후각으로 먹이를 찾고 위기를 탐지해내듯이 늘 위기의식을 지니고 고객과 시장을 제대로 읽어내 기회를 잡고 목표를 달성해 가겠다는 것이 화웨가 말하는 늑대문화다.
화웨이의 또 다른 동물철학은 거북이 정신이다. 거북이는 느리지만 목표를 정하면 꾸준히 집중하고 노력해 달성하는 동물이다. 바로 이점을 화웨이도 본받으려 한다.
최근에 런정페이 회장이 테슬라의 창조정신을 칭찬하고 나서면서 화웨이가 바라보는 이상적인 거북이 정신에도 변화가 생겼다.
거북이처럼 꾸준히 노력하되 머리를 들어 전략적 기회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우위에 안주하지 말고 기득권은 지키려는 노력을 하되 주변을 살피며 기회를 잡는 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조직관리 부문에서 코브라의 특성을 강조한다. 코브라의 머리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몸의 모든 관절이 물 흐르듯 연결돼 있다.
화웨이는 코브라처럼 머리를 움직여 조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파악해 빠르게 고쳐 가고자 코브라의 특성을 조직관리에 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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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고 있다. |
◆ 화웨이의 순환 CEO 제도
오늘의 화웨이를 만든 데는 화웨이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제도들이 한몫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순환 CEO제도다. 궈핑, 후호우쿤, 쉬즈쥔 등 세명의 CEO가 6개월씩 돌아가며 한명씩 CEO업무를 담당하고 나머지 두 명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에 집중한다.
이 제도는 2004년 컨설팅업체 머서(Mercer)가 제안한 것으로 처음에 8명의 임원관리팀 일원이 의장을 번갈아 맡는 형식으로 운영해 오다 2011년 10월부터 지금의 CEO 순환제로 바뀌었다.
런정페이 회장과 3명의 CEO를 중심으로 13명으로 구성된 최고임원조직관리팀(EMT)에서 화웨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전담한다.
런정페이는 “CEO 한 사람에 의존할 때보다 그룹을 이룬 CEO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유리하다”며 “CEO간 결속이 강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런정페이는 CEO 한사람에게 집중되던 권력을 분산해 변화에 빨리 적응 할 수 있다고 본다. 또 13명이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기 때문에 집단지성을 활용해 더 나은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 갈수 있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 기술개발과 고객 중심주의
런정페이는 화웨이 경영에서 항상 두 가지를 강조한다. 바로 기술개발과 고객중심주의다.
화웨이는 자체 기술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중국의 다른 통신기업들이 해외기업과 합작을 통해 기술을 전수받았던 것과 달리 화웨이는 처음부터 자체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화웨이는 매년 매출의 10%가 넘는 금액을 기술개발(R&D)에 투자한다. 세계 곳곳에 연구개발(R&D)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연구개발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덕분에 화웨이는 중국에서만 4만여 개의 기술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새로운 기술특허를 만들어 내고 있다.
기술개발에 신경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화웨이는 고객에게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사업초기부터 전화 한통이면 밤낮 가리지 않고 달려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고객중심주의 전략으로 호평을 받았다.
런정페이는 “한때 우리도 교만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 기술만 맹신했던 기업들이 업계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시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 화웨이가 기업공개를 하지 않는 이유
화웨이는 창업한지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아직까지 기업공개를 하지 않았다.
런정페이는 “상장기업 주주들은 단기적 이익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사회에서 상장문제를 한 번도 검토해보지 않았고 상장이 화웨이의 발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5~10년 내에 전체상장은 물론이고 분할상장, 인수합병을 통한 우회상장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임직원 주식 소유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자사주를 활발히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들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설립자인 런정페이의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회사의 주인이 직원들이기 때문에 다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한다.
화웨이는 제너럴일렉트릭(GE)을 벤치마킹해 매년 실적이 떨어지는 하위 5%의 직원을 가차 없이 해고하는 치열한 내부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거기에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 보상하는 원칙을 고수해 젊은 IT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화웨이는 직원들의 월급수준을 중국 평균임금의 2~3배 수준으로 지급하고 파격적인 성과보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우수인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