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기업 구글에 8억9천만 유로(약 1조49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2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사유로 구글에 이런 조치를 내렸다.
 
EU 구글에 8억9천만 유로 과징금 부과, 미국과 무역 마찰 가능성 떠올라

▲ 유럽연합(EU)이 구글에 8억9천만 유로(약 1조490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결정했다.


EU 집행위는 과징금 부과 사유로 "구글이 검색 엔진에서 쇼핑, 호텔, 교통, 스포츠 결과 등 자사 서비스를 제3자 서비스보다 우선적으로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또 "구글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구글플레이가 아닌 다른 앱 유통 채널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상품을 홍보하며 사용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검색에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행위에 대해 4억6천만 유로, 구글 플레이 운영에 경쟁 제한 행위에 대해 4억3천 유로의 과징금을 각각 매겼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과징금 부과 결정이 EU의 2022년 디지털시장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나온 구글에 대한 제재라고 보도했다.

EU 디지털시장법에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된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다른 서비스보다 더 유리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EU 집행위는 "이번 조치에 따라 구글이 향후 60일 이내에 시정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며 "미이행하면 일평균 매출액의 최대 5%에 달하는 벌금을 주기적으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구글의 최고 법률 책임자인 켄트 워커는 파이낸셜타임스에 "EU의 디지털 시장법 시행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라며 "그 피해는 유럽 기업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반발했다.

구글은 과거 EU 반독점 규제 당국이 부과한 45억 달러(약 6조6200억 원)의 벌금에 대해 항소했으나 최근 기각당했다.
 
EU 구글에 8억9천만 유로 과징금 부과, 미국과 무역 마찰 가능성 떠올라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 기업들이 제재받으면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보여왔다. 


이번 EU의 과징금 추가 부과로 미국과 무역 마찰이 격화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과징금 부과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를 살 위험을 무릅쓰고 이루어진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디지털 벌금을 놓고 "해외에서 이뤄지는 갈취이자 일종의 세금 부과"라고 비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 기업들이 제재받으면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내보이기도 했다.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이번 조치는 구글에 보내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라며 "다른 누군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라 말아라 지시하는 것에 따라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