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틱톡 103억 원 과징금 처분과 관련해 과징금 산정 기준인 '관련 매출액'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적용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개인정보위와 개인정보 전문가 취재를 종합하면 개인정보위 내부에서는 틱톡의 아시아·태평양 법인 전체 매출을 틱톡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과 활용에 따른 과징금 산정 매출액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지만, 최종 의결에서는 국내 직접매출 중심으로 산정 범위가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독] 개인정보보호위 틱톡 103억 과징금 '고무줄 잣대' 논란, 국내 직접매출만 반영해 봐주기 제재했나

▲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틱톡에 대한 개인정보 불법 수집과 활용에 따른 103억 원 과징금 처분을 두고 과징금 산정 기준인 '관련 매출액' 범위를 국내 매출로만 지나치게 좁게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적법한 근거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고 국외로 이전한 틱톡에 과징금 103억600만 원과 시정명령, 공표명령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틱톡은 광고와 콘텐츠 성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른 사업자의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행태정보 수집 도구를 배포했다. 

이를 통해 국내 활성 이용자 945만 명의 클릭과 구매, 검색, 콘텐츠 열람 기록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틱톡 계정과 연결하고, 이용자의 관심사와 특성을 추론한 뒤 맞춤형 광고에 활용했다.

이번 과징금 처분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틱톡이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활용해 벌어들인 매출액의 범위를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다.

틱톡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계 플랫폼 기업 바이트댄스의 숏폼 동영상 서비스다. 사업은 미국법인과 유럽법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아시아·태평양 법인 등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국내 맞춤형 광고에만 활용됐다면 국내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게 적절하다. 

하지만 국내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아시아·태평양 법인 차원에서 통합 분석돼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 AI 기반 추천 서비스의 성능 개선 등에 활용됐다면, 국내에서 직접 발생한 매출뿐 아니라 개인정보 처리와 관련해 파생된 아태 법인 전체 매출까지 산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 전문가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이번 과징금 처분은 관련 매출액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며 "실무자는 아태 법인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최종적으로 한국 매출만 과징금 산정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봐줬다”며 “이러면 안 된다. 관련 매출 기준이 이렇게 고무줄처럼 적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독] 개인정보보호위 틱톡 103억 과징금 '고무줄 잣대' 논란, 국내 직접매출만 반영해 봐주기 제재했나

▲ 틱톡이 개인정보 불법수집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올랐다. <틱톡>



개인정보 전문가들은 관련 매출액을 개인정보 처리로 직접 발생한 매출뿐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취지에 부합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틱톡에 대한 이번 과징금 산정은 기존 다른 기업에 대한 제재 형평성 논란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 업계에선 앞서 쿠팡 등 다른 기업의 관련 매출액을 폭넓게 산정하면서, 틱톡에는 국내 직접 매출만 적용했다면 사업자 사이에 서로 다른 제재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정보 전문가는 “관련 매출에는 직접 발생한 매출뿐 아니라 개인정보 활용으로 파생된 경제적 이익도 포함하는 것이 법 취지에 맞다”며 “다른 기업 입장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관련 매출액 산정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 대상과 국내 이용자 보호 등을 고려해 국내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며 “실무 검토 과정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기준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산정 방식은 2022년 구글·메타의 행태정보 사건에서 한국 이용자 비율을 반영해 관련 매출액을 산정한 사례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승리 기자·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