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CGV 특별상영관 '스크린X' 확장 속도, '스파이더맨4' 협업 계기로 아이맥스 뒤쫓는다

▲ 29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최초의 '숏 포 스크린X(Shot for SCREENX)' 작품으로 제작됐다. <소니픽쳐스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CJCGV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자회사 CJ4D플렉스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 파트너로 입지를 넓힌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협업을 발판으로 아이맥스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술특별관 시장에서 스크린X의 영토를 넓히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CJCGV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CJ4D플렉스는 29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계기로 글로벌 스튜디오와의 제작 단계 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최초의 '숏 포 스크린X(Shot for SCREENX)' 작품이다.

스크린X는 CJCGV와 카이스트가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다면 상영 특별관으로 정면 스크린을 넘어 좌우 벽면 및 천장까지 화면을 확장해 270~360도의 파노라마 시야각을 제공한다.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극대화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 CJCGV는 강조한다.

기존에는 완성된 영화를 스크린X 포맷에 맞춰 변환했다면 이번 작품은 제작 초기부터 스크린X 상영을 전제로 촬영과 후반 작업을 진행했다. 스파이더맨 새 작품 개봉이 CJCGV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이유다.

CJCGV 자회사 CJ4D플렉스는 제작진과 협업해 스크린X 전용 장면을 함께 구현했으며 영화의 약 90분은 정면과 양옆면을 활용한 3면 화면으로 상영된다. 일부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천장까지 확장한 4면 화면으로 구현된다.

이번 협업은 CJ4D플렉스가 영화 완성 뒤 상영 포맷을 적용하는 기술 공급자를 넘어 제작 단계부터 참여하는 콘텐츠 파트너로 역할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스튜디오와 제작 단계 협업이 확대되면 CJ4D플렉스는 스크린X 전용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해외 극장 체인의 스크린X 도입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협업이 가능했다는 점 자체도 의미가 큰 것으로 읽힌다.

할리우드 제작진이 촬영 데이터를 CJ4D플렉스와 공유하며 제작 단계부터 협업했다는 것은 스크린X 기술력이 글로벌 영화업계에서 일정 수준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4D플렉스의 사업 확장은 모회사 CJCGV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CJCGV는 영화관 운영을 여전히 핵심 사업으로 두면서도 스크린X와 4DX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해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최근 CJ4D플렉스의 글로벌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유치를 검토한다고 공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CJCGV가 20년 가까이 운영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점의 임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도 국내 극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사업 초점을 맞추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기술특별관 시장은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특수상영 관객은 281만3천여 명으로 2025년 상반기보다 47.3% 증가했다. 스크린X 관객은 41만여 명으로 32.3%, 4DX 관객은 78만6천여 명으로 10.2% 각각 늘었다.
 
CJCGV 특별상영관 '스크린X' 확장 속도, '스파이더맨4' 협업 계기로 아이맥스 뒤쫓는다

▲ CJCGV는 자회사 CJ4D플렉스를 통해 글로벌 기술특별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CGV 영화관 전경. < CJCGV >


전체 영화관 관객에서 특수상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4.5%에서 올해 상반기 4.9%로 높아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이후 관객들이 집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몰입형 관람 경험을 찾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흥행 중인 나홍진 감독의 '호프'와 8월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 등 기술특별관에 적합한 대형 작품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특수관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CJCGV가 가야할 길도 멀다. CJ4D플렉스가 기술특별관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캐나다 영상기기 제조기업인 아이맥스코퍼레이션이 만든 프리미엄 특수상영 포맷 아이맥스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아이맥스 관객은 101만5천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45.9% 증가하며 특수상영 포맷 가운데 관객 수와 증가 폭이 모두 가장 컸다.

관객 규모뿐 아니라 콘텐츠 확보 방식에서도 아이맥스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이맥스는 이미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와 제작 초기부터 협업하는 '필름드 포 아이맥스(Filmed for IMAX)' 전략을 통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주요 작품과 '듄', '미션 임파서블', '탑건: 매버릭' 등 대형 작품 제작에 참여해 왔다.

제작 단계 협업을 이제 막 시작한 CJ4D플렉스로서는 블록버스터를 중심으로 스크린X만의 차별성을 입증하며 아이맥스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CJCGV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CJ4D플렉스가 최초로 '숏 포 스크린X' 제작에 참여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스크린X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