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올해 자본 확충을 통해 종합투자계좌(IMA) 진출 기반을 닦고 있는 만큼 강진두·이홍구 KB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내부통제 고삐를 더욱 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 (왼쪽부터) 이홍구, 강진두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증권은 14일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와 과태료 2억1560만 원을 부과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감봉 1명, 견책 3명, 주의 2명 등 임직원 6명이 징계를 받았고 퇴직자 7명도 '주의 상당' 조치를 받았다.
이번 제재는 2021년부터 5년 간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에서 비롯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KB증권은 2021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기업 대출 243건, 채무보증·채무 인수 181건, 기업 연체정보 14건 등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등록해야 할 신용정보를 등록하지 않았다.
아울러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주식스왑 등 장외파생상품 2168건을 거래하면서 파생상품업무책임자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외화증권 투자현황도 18차례에 걸쳐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
이 밖에 영업보고서 공시 지연,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설명 확인 의무 위반,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 전자금융거래 약관 변경 통지 의무 위반 등이 적발됐다.
투자성향을 파악하기 전 초고위험 상품 권유, 투자성향 정보를 갱신하지 않은 채 상품 판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손실 위험이 없는 것처럼 설명하는 부당권유 사례 등도 파악됐다.
이번 위반 사항들은 2026년 강진두·이홍구 각자대표 체제가 들어서기 전 발생했지만 위반 영역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임직원 윤리 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있어 전사적 내부통제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KB증권이 내부통제 문제로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2월에는 홍콩 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16억8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2021~2023년 비대면 가입 처리, 녹취 누락, 숙려기간 안내 부실 등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6월에는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채권 돌려막기'가 적발돼 이홍구 대표가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경징계)를 받기도 했다. 채권 돌려막기는 일부 대형 고객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자전거래로 다른 고객에게 손익을 떠넘기는 행위다.
▲ KB증권이 금융감독원 정기 검사에서 과태료 2억1560만 원을 부과 받았다.
KB증권은 현재 IMA 인가 획득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어, 두 대표의 내부통제 관련 긴장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모아 기업 대출·회사채 등에 투자한 뒤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은행 예금과 유사한 안정적 수신 기반을 확보할 수 있어, IB(투자은행) 부문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IMA 등 신사업 인가 과정에서는 내부통제 수준을 포함한 정성평가도 거쳐야 하는 만큼, 강진두·이홍구 두 대표로서는 내부통제 이슈에 각별히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다른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등 신사업 인가 심사 과정에서 지연을 겪었는데 업계에서는 내부통제 이슈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바라봤다.
KB증권은 올해 KB금융지주로부터 1조7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유상증자)해 IMA 도전 요건인 '자기자본 8조 원' 기준을 충족했다.
이 요건을 2개 사업연도 연속 유지해야 신청이 가능해, 이르면 2028년 IMA 인가 획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진두·이홍구 각자대표체제는 올해 출범해 한동안 IMA 인가 준비 과정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강진두 IB부문 대표는 올해 첫 임기를 시작해 임기가 2027년 말까지다. 이홍구 WM부문 대표도 2024년 초 취임해 올해 첫 연임에 성공했다.
강진두·이홍구 대표 역시 올해 1월2일 신년사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경영 전략의 핵심으로 내걸었다.
두 대표는 "고객 신뢰와 소비자 보호는 최우선 가치로, 이 원칙은 모든 비즈니스 확장과 혁신 과정에서 흔들림 없이 지켜져야 한다"며 "임직원 모두가 금융인으로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책임 있는 행동으로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조직 문화를 더욱 견고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검사 결과와 감독당국의 지적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관련 업무 절차와 시스템 보완을 진행할 것"이라며 "아울러 내부통제 체계와 점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