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회 정무위원회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매달 두 차례 이상 열기로 하면서 전반기 국회에서 답보 상태였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정부도 연내 디지털자산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입법 시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만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환매권, 거래소 지배구조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아 실제 입법까지는 산넘어 산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속도전' 채비, 스테이블코인 연내 입법 '3대 쟁점' 실타래 풀리나

▲ 이억원 금융위원장 등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간 당정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부와 여당 움직임을 종합하면 여권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입법의 연내 처리를 위해 속도전을 펼칠 채비를 하고 있다. 

앞서 박상혁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금융위원회와 제22대 국회 후반기 첫 비공개 업무설명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월 2회 이상 법안소위를 개최할 것"이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해서도 여러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고 관심이 많다. 미국 지니어스법이 내년에 시행되는 효과에 대해 시장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빨리 입법적으로 정부에서 준비하자는 총론적 말씀이 (오늘) 있었고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제도화를 포함한 디지털자산 입법을 연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다.

현재 국회에는 민주당 민병덕·안도걸·김현정·이강일·박상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김재섭·최보윤·이성권·김성원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 10건이 계류돼 있다.

다만 법안 심사가 본격화되더라도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크게 세 가지 쟁점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번째 쟁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문제가 꼽힌다.

금융위는 올해 3월 가상자산위원회에서 은행이 발행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는 구조를 정부 검토안 가운데 하나로 논의했다. 그러나 확정된 바는 없다.

이에 따라 은행 중심 구조가 채택될 경우 비은행 핀테크 기업은 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소수 지분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반면 혁신을 위해 비은행의 단독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금융 안정성과 산업 육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 쟁점은 준비자산 관리와 이용자 환매권이다.

금융위는 2025년 1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게 준비자산을 엄격히 관리하도록 하고 이용자의 상환청구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을 검토했다. 다만 인정할 준비자산의 범위와 별도 예치·신탁 방식, 환매 기한과 수수료 등 세부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제도의 신뢰성과 이용자 보호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규정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속도전' 채비, 스테이블코인 연내 입법 '3대 쟁점' 실타래 풀리나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세 번째 쟁점은 가상자산거래소 지배구조와 이해상충 규제 문제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확정된 바는 없다.

거래소 소유 규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거래소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 또는 계열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상장·유통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지 역시 후속 논의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여당이 단일안을 언제 마련할지도 변수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 지도부와 정책위의장 인선 이후 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를 재구성해 정부와 협의를 거쳐 9월 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도 금융위에 정부 검토안을 조속히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가 법안소위를 월 2회 이상 열더라도 정부와 여당이 발행 주체, 준비자산 관리, 거래소 규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전반기와 같은 공전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의 구체적인 입법안 제시 시점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