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 '301조 관세'에 한국 불안감 커져, "강력하지만 한계 분명" 관측도 나와

▲ 미국 트럼프 정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기존의 관세 정책을 대체할 수 있는 새 수입관세 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도 영향권에 포함돼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브라질의 사례를 고려하면 미국의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전 세계 수입품에 부과하는 10% 관세 시한 종료를 앞두고 더욱 강력하고 되돌리기 어려운 ‘무역법 301조 관세’ 도입을 예고했다.

한국도 미국의 새 관세 정책 영향권에 들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301조 관세도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어 한국의 대응 전략에 실마리를 남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 트럼프 ‘301조 관세’ 위협 현실화, 한국도 태풍권에 들어

2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새 국면에 접어들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다시금 혼란스러운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4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2026년 2월 미국 대법원이 이를 무효화하자 무역법 122조를 앞세워 10%의 일괄 수입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10% 관세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24일 마무리되는 한시적 조치다. 결국 트럼프 정부는 무역법 301조에 따라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이를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301조 관세는 미국 무역대표부의 조사를 거쳐 시행되는 제도다. 이전의 관세 정책과 달리 절차적 요건을 갖추면 법원의 판결로 뒤집히기 어렵고 4년 이상 유지될 수 있다.

무역대표부는 한국을 비롯한 40여 개 국가에는 12.5%, 유럽연합(EU)과 멕시코를 비롯한 10여 개 지역에는 10%의 관세율이 적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이 미국과 무역 합의에서 관세 상한을 15%로 설정한 만큼 301조 시행 초반부터 이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을 전했다.

한국 정부는 2025년 11월 미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에서 미국 내 대규모 투자 및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 확대 등을 조건으로 15%의 상호관세율에 합의했다.

다만 자주 태도를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성향을 고려하면 무역 합의가 끝까지 지켜질 수 있을지는 다소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사이 무역협정(USMCA) 재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캐나다산 일부 수입품에 추가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일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결국 “지난 수 개월 동안 이어졌던 관세 정책 관련 안정기가 이제 끝나가고 있다”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현재 11%에서 약 17%로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 '301조 관세'에 한국 불안감 커져, "강력하지만 한계 분명" 관측도 나와

▲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를 지나는화물선 사진. <연합뉴스>

◆ 트럼프 임기 끝나도 관세 지속 가능성, 기업들 공급망 관리 중요해져

미국 CNBC는 트럼프 정부가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보호무역 정책에 큰 타격을 받은 만큼 남아있는 법적 수단을 활용해 재건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부과된 상호관세가 2025년 미국의 관세 수입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 만큼 수입관세 복원은 재정 수입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피터 해럴 미국 조지타운대 국제경제법연구소 연구원은 CNBC에 “트럼프 정부는 결국 상호관세로 걷어들이던 수입을 대부분 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예측을 전했다.

301조 관세는 상호관세보다 더 강력한 법적 기반을 갖춰 폐지가 어려운 만큼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기관 톰슨로이터인스티튜트도 301조 관세를 트럼프 정부의 협상용 수단이 아니라 강력한 법적 도구로 봐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유지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따라서 다수의 기업들이 새 관세 정책으로 공급망에 받게 될 영향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를 내놓았다.

앞으로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긴밀하게 대응해 공급망을 관리하는 일이 기업 경영에 필수적 요건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거두는 매출 비중이 높거나 현지에 생산 거점을 갖추고 있는 한국 기업들도 새 관세 정책이 수출 원가 경쟁력, 부품 공급망 등에 미치는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트럼프 정부가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까지 대규모 추가 관세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무역 전문 변호사 라이언 마제러스의 예측을 전했다.

포춘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수입관세 부활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기존의 관세 시한이 끝난 뒤 공백을 최소화하려 힘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 '301조 관세'에 한국 불안감 커져, "강력하지만 한계 분명" 관측도 나와

▲ 미국 정부의 301조 관세가 강력하지만 분명한 한계점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 챗GPT 제작>


◆ 301조 관세에도 한계 지적, 미국 경제에 악영향 고려해야

다만 트럼프 정부의 301조 관세 정책도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같은 악영향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17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브라질에 적용된 301조 관세의 한계점을 대표적 예시로 제시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화에 대응하는 트럼프 정부의 전략에 브라질이 사실상 첫 시험대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무역법 301조에 따라 1년 동안 브라질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22일부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브라질산 수입품 가운데 약 3분의2가 신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미국의 물가 상승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철광석과 망간광석, 원유와 정제유,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와 자동차, 목재 등은 301조 관세에서 제외되며 금과 화강암, 의류와 설탕 등 일부 품목만 25% 관세가 적용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자국 경제에 타격을 주거나 현지에서 생산할 수 없는 품목을 무역법 301조 대상에서 다수 제외했다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한계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상호관세 정책이 미국의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여론이 힘을 얻었던 만큼 301조 관세는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명분을 얻는 수준에 그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다면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에 적용하는 무역법 301조 적용 대상도 브라질의 사례처럼 제한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미국의 인공지능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 경쟁력과 경제 성장에도 핵심인 만큼 고율 관세 대상에 포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 정부가 이전에 세운 관세 장벽은 결국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며 “자존심을 앞세워 내놓은 결정은 결국 미국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