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새 주인 우버 해외 플랫폼 인수 사례 살펴보니, 독립운영 보장 안심 이르다

▲ 우버는 포스트메이츠의 간판을 유지한 채 운영망을 통합했고 코너숍과 드리즐리는 별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한국 배달시장 1위 배달의민족도 브랜드 존치와 사업 독립성을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만든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가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기업인 우버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게 되면서 배달의민족의 미래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버는 배달의민족의 한국 배달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본업인 차량호출 플랫폼 '우버택시' 영향력을 키우고 이를 다시 배달의민족 영토 확대로 이어가는 '교차 플랫폼' 전략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버가 배달의민족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인데 과거 우버가 인수했던 세계 여러 나라의 배달·장보기 플랫폼의 운명이 엇갈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배달의민족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 간판은 남기고 배달망은 합쳤다, 미국 음식배달 플랫폼 포스트메이츠의 '반쪽 독립'

22일 우버가 과거 인수한 여러 나라 배달·장보기 플랫폼의 현황을 살펴볼 때 현재까지 명맥을 잇지 못하고 사라진 플랫폼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우버가 2020년 약 26억5천만 달러 규모의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미국 음식배달 플랫폼 포스트메이츠가 대표적이다. 당시 포스트메이츠는 음식점뿐 아니라 식료품점과 소매점 상품을 배달하며 미국 여러 지역에서 자체 고객과 입점업체를 확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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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음식배달 플랫폼 포스트메이츠.


우버는 인수를 발표할 때부터 포스트메이츠의 소비자용 앱을 별도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신 입점업체와 배달망은 우버이츠와 합쳐 두 앱에서 발생한 주문을 하나의 운영 기반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실제로 우버는 2021년 2분기까지 포스트메이츠 이용자 약 500만 명과 배달원 16만 명, 입점업체 2만5천 곳 이상을 우버이츠 앱과 운영체계로 옮겼다.

배달원용 앱도 같은 해 6월 종료했지만 소비자용 앱과 홈페이지는 현재까지 남겨뒀다.

포스트메이츠의 경우 소비자가 보는 간판은 유지됐지만 주문을 뒷받침하는 고객·입점업체·배달망은 사실상 우버 체제로 들어갔다는 특징을 지닌다. 브랜드 존치와 사업 독립성이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 장보기 기술부터 가져간 우버, 중남미 장보기 플랫폼 '코너숍' 간판은 결국 내렸다

포스트메이츠는 그나마 간판이라도 유지한 경우다.

우버가 2019년 인수한 중남미 장보기 플랫폼 코너숍은 우버 체제에서 독립 플랫폼으로 살아남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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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버와 코너숍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우버는 코너숍을 완전 인수하기 전인 2020년부터 중남미와 캐나다 일부 지역의 우버·우버이츠 앱에 코너숍의 장보기 기능을 붙였다.

코너숍의 기술과 유통업체망을 활용해 음식배달 중심이던 우버이츠의 사업 영역을 장보기로 넓혔다.

이후 우버가 2021년 코너숍의 잔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완전자회사로 만들면서 독립 앱으로서의 기능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버는 2023년 코너숍 앱의 주문 기능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장보기 서비스와 고객, 입점 유통업체를 우버이츠로 이전했다. 기존 코너숍 고객에게는 우버원 멤버십을 적용했다. 우버원은 우버 택시를 이용할 때마다 요금의 최대 10%를 크레딧으로 적립해 주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말한다.

코너숍은 우버의 장보기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술과 유통업체망을 넘겨준 뒤 독립 브랜드로서 역할을 마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우버 입장에서는 인수기업의 경쟁력을 먼저 흡수하고 고객과 서비스는 우버이츠로 일원화한 사례다.

◆ 독립 운영 약속했지만 3년 만에 종료, 북미 주류배달 플랫폼 드리즐리의 쓸쓸한 퇴장

북미 주류배달 플랫폼 드리즐리는 우버가 별도 앱 운영 방침을 내놨지만 결국 서비스를 종료한 사례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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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주류배달 플랫폼 드리즐리 앱. <드리즐리>


우버는 2021년 약 11억 달러를 들여 드리즐리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에는 드리즐리의 주류 상품을 우버이츠에 연결하면서도 드리즐리 앱과 온라인 장터를 별도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우버는 드리즐리를 별도 브랜드로 운영하면서 자사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우버이츠에서는 주류 상품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우버는 2024년 3월 드리즐리 서비스를 종료했다.

음식과 식료품, 주류를 하나의 우버이츠 앱에서 주문하도록 사업을 단순화하고 중복되는 독립 앱을 유지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드리즐리라는 별도 서비스는 인수 약 3년 만에 사라졌다. 인수기업이 강한 브랜드를 보유했더라도 우버이츠와 고객·상품이 겹치면 독립 운영을 끝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 한국 배달시장 절반 차지한 배달의민족 운명은?

포스트메이츠와 코너숍, 드리즐리의 사례를 배달의민족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인수 당시 각 플랫폼이 사업을 펼치던 시장과 차지했던 지위가 배달의민족과 달랐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새 주인 우버 해외 플랫폼 인수 사례 살펴보니, 독립운영 보장 안심 이르다

▲ 국내 배달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우아한형제들>


포스트메이츠는 미국 음식배달시장 전체에서 4위였고 코너숍은 칠레와 멕시코를 중심으로 성장한 장보기 플랫폼이었다.

드리즐리는 북미 최대 온라인 주류 장터로 평가받았지만 주류라는 특정 상품군에 특화돼 있었다.
 
배달의민족은 특정 도시나 상품군에 특화된 세 플랫폼과 달리 사실상 하나의 시장으로 움직이는 한국 음식배달시장에서 50% 후반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음식점, 라이더가 연결된 만큼 브랜드 자체가 우버가 인수하는 핵심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우버가 배달의민족 간판을 없애고 우버이츠를 앞세우면 오랜 기간 축적된 소비자 인지도와 음식점 관계를 스스로 훼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버코리아가 배달의민족의 브랜드와 경쟁력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한 배경에도 이런 국내 시장의 특성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배달의민족은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브랜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며 "우버는 배달의민족이 그동안 쌓아온 경쟁력과 가치를 깊이 존중하며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