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삼성전자 깃발과 텍사스주 깃발,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 2024년 1월2일 텍사스 테일러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 앞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21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논평을 내고 “삼성전자의 미국법인 감원과 미국 본사 이전은 구조조정을 넘어 미국의 정책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 아메리카(SEA)는 지난 19일 본사를 뉴저지주 잉글우드클리프스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직원 739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정은 반도체 사업부가 아닌 소비자가전 사업 조직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글로벌타임스는 삼성전자 북미법인의 감원과 사옥 이전의 배경으로 소비자가전 경쟁 심화와 반도체 비용 상승 등을 거론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공급망 안보를 명분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삼성전자가 어떤 이유로 이변 결정을 내렸든 간에 미국의 산업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릭 슈와이처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지난 6월 여한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과 진행한 회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둔 이익의 일부를 미국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일부 한국 매체의 보도를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지난 18일 설명 자료를 내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릭 슈와이처 미국 무역대표부 부대표의 면담을 포함해,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공유와 관련하여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9일 미국 뉴욕주 클레이타운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공장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러한 정황을 근거로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면 한국의 이익은 소외되거나 희생될 수 있다”며 “한국이 미국에 의존할수록 핵심 인재와 생산 설비가 미국으로 옮겨가는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