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매체 "TSMC 반도체 패키징에 유리기판 적용 결과 공개, 삼성전자·인텔과 경쟁 고려" 

▲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TSMC의 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FAB 21.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관련 기술로 주목받는 유리기판 적용 성과를 공개했다. 

TSMC가 인공지능(AI) 칩 수요 확대와 함께 삼성전자 및 인텔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차세대 패키징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최근 공급망 업체에 차세대 패키징 방식인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용 유리기판 개발 진행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TSMC는 일본 반도체 기판 업체인 이비덴과 대만 패널업체 이노룩스와 유리기판을 적용한 패키징 성능을 검증했다.

디지타임스는 공급망 소식통을 인용해 새 유리기판을 적용한 패키징 방식이 “전력 안정성 측면에서 저항이 27% 감소했다”며 “반도체 패키지가 휘어지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COP)도 16%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CoWoS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서로 다른 칩을 기판 위에서 연결해 마치 한 몸처럼 동작하도록 하는 패키징 기술을 뜻한다. 

CoWos에 유리기판을 도입하면 뒤틀림과 발열 등 문제를 해결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TSMC가 이번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 수치를 공개한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그동안 연구개발에 신중했으나 삼성전자 및 인텔과의 경쟁 압력이 커지면서 기술 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의 점유율은 7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로 2위를 차지했다. 인텔은 아직 순위권에 들지 못해 개별 점유율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TSMC의 생산 능력이 세계 AI 반도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반사이익을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자체 AI 반도체(TPU) 생산 일부를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도 지난 5월5일 애플이 인텔 및 삼성전자에 전자기기용 주요 프로세서를 조달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그동안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겼다.  

이에 TSMC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로 평가받는 유리기판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으로 읽힌다.

인텔은 10년 전부터 유리기판 연구에 투자해 왔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시범 생산 라인을 갖추고 2030년까지 유리기판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전기 또한 한국 세종사업장에 유리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또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11월5일 일본 소재업체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반도체 유리기판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 개발을 위한 합작법인(JV) 설립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유리기판은 유리의 특성 때문에 가공 과정에서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용화까지는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